김기수 시인에게 있어서의 ‘별’은 ‘나 ? 너’를 포함한 삼라만상의 원천을 의미한다.
‘별’을 두고 살아있는 자에게는 그리움의 표상이며 죽어있는 자에게는 고향이라고 노래하는 시인. 그래서 그의 시어 곳곳에선 별같이 또롱또롱한 소리가 나나보다. 별에 매료된 나머지 ‘별 박사’라고 별명지어도 될 만큼 별 연구에 깊이 빠져있다고 여겨지는 이 시인의 노래에서는 그래서 과학자의 시향이 우러나나보다. “세포들이 각질로 떨어지고 점점이 늙어지는 화학의 언어들이 스스로 블랙홀에 빠져서 부서진 그 잔해조차 별이 된다.”고 천연덕스레 말하기에, 그게 정말일까? 하고보면 놀랍게도 거기에선 어떤 신비감이 우러나고 있다. 알곡처럼 차오르는 숱한 별 조각들이 다 내 것이라 우겨도 될 만큼의 적막강산을 노 저어 가는 길. 그 길이 바로 <북극성 가는 길>이고 보면, 독자도 덩달아 가슴에 북극성 같은 푯대 하나씩은 품을만하다. 그래서 시인으로부터 “그대의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겠다”고 하는 맹세도 확인할법하다. 완연한 리얼리티를 함유한 시어들에서 스스로 별이 되어있는 환상체험을 하게 되다니! 놀라운 일이다. 그런가보다.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고, 또 원소로 최종 분열되어 다시 별이 될 운명인가보다.
- 주영숙(문학박사), 서문 <시집 발간을 축하하며>
■ 白山 김기수 시인
△충북 영동 출생
△녹색문법문학상 금상, 베스트작가상, 한울문학상 수상
△시집 『별은 시가 되고, 시는 별이 되고』, (공저)『바람이 분다』, 『꽃들의 붉은 말』, 『무더기로 펴서 향기로운 꽃들』외
△카페: ‘시와 우주’ http://cafe.daum.net/cl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