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스물 스물 창밖으로 새 나간다. 어느 해 여름, 소나기가 몹시도 극성을 부리던 날 한 편의 시를 쓰기 위해 책가방을 옆에 끼고 거리를 방황하던 기억이 난다. 참으로 많은 시간들을 가슴앓이를 해 왔다. 앞으로도 이 땅 위에 두 발을 딛고 서 있는 한 끊임없이 가슴앓이를 할 것이다. 그러나 한 올 향내도 없는 과거와 현재의 내 몸과 마음의 껍질을 조금은 벗고 나니 한없이 기쁘다.
한편으론 살며시 걱정도 괸다. 가뜩이나 각종 공해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상에 또 이 땅의 동심 속에 부담을 끼치는 공해나 되지 않을지……
마흔 네 해를 살아온 내 인생의 속살을 보이는 것 같아 또한 부끄럽기도 하다. 그러나 지난 겨울이 모질게도 추울 때 다음 해 피는 꽃이 향기 또한 짙듯이 자위 해 보며 오늘의 내가 있도록 구천에서도 빌고 있을 할머님과 부모님 영전에 이 책을 드리고
싶다.
― 심재기, 시인의 말 <참으로 많은 시간들> 중에서
● 심재기 시인
△《아동문학》(1990)과 《한국시》(1990) 童詩, 《한국시》 詩(1992) 등단
△전북아동문학회장, 전북교단문학회장,국제펜클럽전북지회사무국장 역임
△한국아동문학회 기획심의위원. 한국가곡학회 부회장. 전주문인협회장 △국제펜클럽한국본부, 한국문인협회, 한국공간시인협회 회원△한국동요작사작곡가협회, 한국음악저작권협 회원
△선유도초·중학교장, 가천초등학교장 역임△동시집 『꽃씨』, 『초록손바닥』, 『엄마는 육군상병』, 『뾰로롱 마음을 열어라』
△시집 『주머니 속에 잠든 세월』
△창작동요곡집 『꿈이란 소원이 펼쳐지는 길』
△가곡집 『그리운 이름 하나』. 한국음악저작권협회 249곡(가곡, 동요, 칸타타, 뮤지컬 등) 등록
△한국시문학상 본상, 한국아동문화대상 본상, 전북아동문학상, 제19회전북문학상, 제34회한국아동문학작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