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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집

문학, 곧 시조와 인연을 맺은 지도 어느덧 십 년 가까운 세월을 헤아리게 된다. 『山天齋에 신끈 풀고』(’90), 『따뜻한 등불 하나』(’91)는 문학이라는 그 아득히 먼 길의 초입에 세운 이정표요, 신호등이었다. 그때 밝힌 가슴속의 등불 꺼뜨리지 않고 세상의 바람 앞에서 어언 2000여 개의 낮과 밤을 버텨온 것이다. 그 동안 시조가 생활 속에서 꽃피었으면 했던 내 소망의 결실들을 챙겨 우리 민족시 시조의 터전에 한 채 영혼의 둥지를 튼다. 평소 아침에 나섰다가 저녁이면 귀소하는 일상의 집도 그리움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면 그 삶 자체가 행복할 것이고, 그런 행복을 아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사회는 참으로 아름다울 것이라 생각해 왔다. 그런 뜻에서 그리움이란 마음의 열쇠를 지닌 이들이 그들의『그리운..
문학, 곧 시조와 인연을 맺은 지도 어느덧 십 년 가까운 세월을 헤아리게 된다.
『山天齋에 신끈 풀고』(’90), 『따뜻한 등불 하나』(’91)는 문학이라는 그 아득히 먼 길의 초입에 세운 이정표요, 신호등이었다.
그때 밝힌 가슴속의 등불 꺼뜨리지 않고 세상의 바람 앞에서 어언 2000여 개의 낮과 밤을 버텨온 것이다. 그 동안 시조가 생활 속에서 꽃피었으면 했던 내 소망의 결실들을 챙겨 우리 민족시 시조의 터전에 한 채 영혼의 둥지를 튼다.
평소 아침에 나섰다가 저녁이면 귀소하는 일상의 집도 그리움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면 그 삶 자체가 행복할 것이고, 그런 행복을 아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사회는 참으로 아름다울 것이라 생각해 왔다. 그런 뜻에서 그리움이란 마음의 열쇠를 지닌 이들이 그들의『그리운 집』으로 돌아가듯 우리 시조를 날마다 찾아서 음미하는 시간을 통해 곤고한 영혼이 작은 안식이라도 누렸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되었다.
아무튼 나는 시조로 짓는 내 영혼의 보금자리인 이 『그리운 집』에 세상을 떠도는 분별없는 바람 한 자락쯤 고이 잠재울 것이다.
향 머금은 난초꽃 한 송이 살며시 입술 열어 건네는 소리없는 말씀에도 귀 기울일 것이다.
또한, 얼굴 부끄린 노을 한 짐 질펀히 지고 사랑하는 가족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발길 돌리듯 시조를 기리는 따뜻한 마음으로 행여 내 시조의 둥지를 찾아올지 모르는 존귀한 그대를 묵묵히 기다릴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 한 채『그리운 집』에서 안주하지 않고 좀 더 좋은 시조의 지평을 가늠하며 끝없이 새로운 떠남을 꿈꿀 것이다.

1996년 ‘문학의 해’ 가을
강 호 인
■강호인
△경남 산청 출생(1950)
△진주고, 진주교육대학, 경남대교육대학원 졸업
△《현대시조》·《교육자료》(’85), 《시조문학》·《새교실》(’86),《시대문학》·《월간문학》 신인상(’88) 등단△경남시조시인협회장, 마산문인협회장 역임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조시인협회, 오늘의시조시인회의,
경남문협·마산문협·경남시조 회원
△제1회 남명문학상 신인상 외 다수 수상
△시조집 『산천재(山天齋)에 신끈 풀고』, 『따뜻한 등불 하나』, 『그리운 집』
△교육도서 『입학한 자녀의 바람직한 지도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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