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기 딱 좋은 지난 5월 말, 함께 활동하는 문인들과 3박 4일 동안 제주도 여행을 하면서 즐겁고 편안한 시간을 보냈다. 글 쓰는 분들이라 공유하는 감성이 많아서 그런지 경치를 보든 박물관의 작품을 보든 쉽게 공감대가 맞아 피곤한 줄 모르고 다녔다.
문학 창작 공부의 시작은 시였다. 첫 시 한 편 쓰기까지 무척 힘들었다. 대학에서 국문학 전공을 하고 국어 교사를 하면서 시를 가르친 시간이 모두 엉터리였다는 생각을 하니 나에게 배운 학생들에게 미안하다. 진정한 문학 공부는 창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처음 쓴 시의 제목이 “짝사랑”이었다. 그때부터 글쓰기는 나의 연인이고 짝사랑이었다.
누가 그랬다. “애인은 폰으로 부르면 금방 달려오고, 연인은 가슴에 꼭 숨겨두고 늘 그리는 사랑이다.” 글쓰기는 나에게 마약 같은 존재라 쉽게 떨쳐낼 수 없고, 쉽게 다가설 수 없는 꼭꼭 숨겨둔 연인인 사랑이 되었다. 감성의 은유와 함축으로 표현하는 시보다 가슴을 펼쳐 쓰는 산문 쓰기가 편하고 좋았다.
작가는 인구에 회자하는 글 한 편 쓰기를 소원하고 밤잠을 설치면서 글쓰기에 매달리며 노력하는 사람이다. 알지만 참 어렵다.
한 편의 글쓰기를 끝내고 나면 내가 또 한 편을 쓸 수 있을까를 걱정한다. 그러면서 어떤 사물과 사건을 접하든지,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되면 가슴이 뛰고 글 한 편 써 보아야겠다면서 컴퓨터 앞에 앉는다. 연인을 찾아 나서듯이 깊숙한 내면을 들여다보면서 완성한 한 편의 글은 나를 정화하고 행복하게 한다. 그래서 글쓰기를 멈출 수 없는가 보다. 독자들의 평가가 어떠하든 한 편의 글을 쓰면 최선을 다한 것 같아 뿌듯하다.
쓰고 또 써 모은 글을 제3 수필집으로 부끄럽지만, 세상 밖으로 내놓는다.
― <머리말>
● 박 선 자
△동래여고, 이화여자대 국문학과 졸업
△《새시대문학》 시(2006), 《문학도시》 수필(2011) 등단
△부산여성문학인협회 부회장. 금정구 문인협회회장. 이화여대 동창문인회 이사
△부산문인협회 회원. 금정문학 동인
△중등학교 국어교사 역임
△문화탐방문학상 수상
△기행수필집 『예순여섯 살 엄마와 아들이 함께한 유럽 자동차 여행』
△수필집 『돌아본 세월 동행의 사랑』 『우정씨 카드』
△시집 『세상 빛 만드신 땀방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