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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이의 휘파람 노래

뒷동산 작은 등성에 노송이 서있었다. 나이가 몇 살인지는 모르지만 외양이 당당하고 의젓함에, 무엇보다도 인고의 세월을 다독이며 살아남은 그 경륜에 누구라도 압도당할 만 했다. 나도 그 노송처럼 멋지게 늙겠다, 맘먹었다. 나는 음치에다 몸치임에도 설상가상으로 그림이나 조각과 같은 미술 분야 또한 문외한이었다. 퇴직 날을 받아놓자 마뜩한 취미조차 없는 내 미래의 일상이 두렵기 시작했다. 아직도 상당한 굽이진 세월의 길을 탈 없이 걸어갈 방법을 찾아보아야 했다. 그게 바로 글쓰기였다. 주로 국어교사들에게 지근거려 글쓰기를 배우려했으나 다 부질없는 일이었다. 결국 내 자신이 수없는 시행착오를 겪으며 직접 글을 써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비결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나는 여생동안 장편과 단편을 각각 한 ..
뒷동산 작은 등성에 노송이 서있었다. 나이가 몇 살인지는 모르지만 외양이 당당하고 의젓함에, 무엇보다도 인고의 세월을 다독이며 살아남은 그 경륜에 누구라도 압도당할 만 했다. 나도 그 노송처럼 멋지게 늙겠다, 맘먹었다.
나는 음치에다 몸치임에도 설상가상으로 그림이나 조각과 같은 미술 분야 또한 문외한이었다. 퇴직 날을 받아놓자 마뜩한 취미조차 없는 내 미래의 일상이 두렵기 시작했다. 아직도 상당한 굽이진 세월의 길을 탈 없이 걸어갈 방법을 찾아보아야 했다. 그게 바로 글쓰기였다. 주로 국어교사들에게 지근거려 글쓰기를 배우려했으나 다 부질없는 일이었다. 결국 내 자신이 수없는 시행착오를 겪으며 직접 글을 써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비결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나는 여생동안 장편과 단편을 각각 한 권씩만 쓸 작정을 했다. 내 주제에 더 나이 들면 그 알량한 감성이나마 이미 해져있을 것만 같아 나름대로 서둘러 장편 ‘금빛넋새’와 단편 ‘갈대둥지위의 사람들’ 을 출간했다.
그러니까 이 단편소설집 ‘그 아이의 휘파람 노래’는 덤으로 출간한 셈이다. 그 무덥던 여름 동안 이 책에 실린 열한 편의 단편을 쓰는데 온 힘을 기울였다. 맨 마지막 작품 ‘휘파람’을 마치고 나니 온몸이 나른하고 시력이 현저히 저하되었다.
삶이 어깨를 내려 누를 때마다 독자들에게 부디 이 책이 다소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한번 빙긋이 웃어보기 바란다.
― 최광윤, 책머리글 <작가의 말>
■ 최광윤
△강원도 인제 출생
△강원대 교육대학원 졸업
△《한국문인》 소설 등단△강원도 원통고등학교 퇴직(교감)
△김유정추모문예작품공모대회 장려상(산문부문), 전국공모 부여관광수기 우수상(부여군청), 수필문학상 동상(공무원연금지), 인제군민대상(인제군), 모범공무원상(국무총리) 수상. 홍조근정훈장 수훈
△단편소설집 『갈대 둥지위의 사람들』
△장편소설 『금빛넋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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