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한다.
삶이란 이렇게 끝없이 문을 열고 닫으며 지속되는 것인가 보다.
돌아다보면 우리가 걸어온 길에 무수한 열림과 닫힘이 있었다.
열리지 않은 것은 문이 아니듯이 닫히지 않는 것도 문이 아니다. 또 열린다고 허락되거나 닫힌다고 거부되는 것도 아니다.
열리든 닫히든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는 왔던 자리로 되돌아가지도 않을 것이지만 무작정 앞서가지도 않을 것이다. 그렇게 하기에는 너무 먼 길을 달려왔다.
우리가 지금 문안에 들어왔다 하여 내 소유가 아니듯, 문밖에 있는 것이라 하여 모두 타인의 것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겠다.
불확정과 미확정의 자리, 여기서 우리는 문학과 삶의 무게를 잘 지탱하고 있는가? 끝없는 도전과 좌절, 발설하고 싶지 않은 고독과 소외감, 정신의 마찰음은 지속될 것이다.
기픈시. 뿌리가 깊고, 근원이 깊은 시,
열정이 깊고, 의욕이 깊은 시.
그리고 최선으로 선양하고 싶은 우리의 뜻과 의지가 깊은 시.
또 한 해의 획을 그으면서 엄숙하게 출발한다.
― 이향아(기픈시문학회장), <서문>
배환봉 시인, 이향아 시인, 김규화 시인, 윤수자 시인, 오소후 시인, 이경아 시인, 전재복 시인, 허갑순 시인, 이진숙 시인, 장상희 시인, 함진원 시인, 정란희 시인 등 기픈시문학(회장 이향아) 동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