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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의 능금은 임자가 없다

2015년을 지난다. 내가 ‘風’을 맞고 자빠진 지도 6년이 흘렀다. 그 때 나는 ‘아, 내 인생은 드디어 끝났구나’ 생각 하면서도 병실에서 혼자 히죽히죽 웃었다. 사람들은 갑자기 ‘내’게 벼락이 떨어지면 죽거나 아니면 정신 줄이 떨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때 나는 왠지 나의 發病에 대한 심각(?)성 보다 그냥 내가 버틸 것이냐, 아니면 이 길로 自盡을 할 것이냐를 먼저 생각했다. 하지만 자살이 그리 쉬운가? 우선 내가 性情이 독하지가 못해 차마 ‘그 짓’은 실행을 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할 수 있는 것이 뭘까? 근 1년 동안 혼자만의 연구 끝에 결국 밴 도적질로 소위 ‘출세’를 했던 펜대 놀리는 작업을 다시 시작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그 작업은 어떻게 보면 자진하기 보다 더 힘..
2015년을 지난다. 내가 ‘風’을 맞고 자빠진 지도 6년이 흘렀다. 그 때 나는 ‘아, 내 인생은 드디어 끝났구나’ 생각 하면서도 병실에서 혼자 히죽히죽 웃었다. 사람들은 갑자기 ‘내’게 벼락이 떨어지면 죽거나 아니면 정신 줄이 떨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때 나는 왠지 나의 發病에 대한 심각(?)성 보다 그냥 내가 버틸 것이냐, 아니면 이 길로 自盡을 할 것이냐를 먼저 생각했다.
하지만 자살이 그리 쉬운가? 우선 내가 性情이 독하지가 못해 차마 ‘그 짓’은 실행을 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할 수 있는 것이 뭘까? 근 1년 동안 혼자만의 연구 끝에 결국 밴 도적질로 소위 ‘출세’를 했던 펜대 놀리는 작업을 다시 시작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그 작업은 어떻게 보면 자진하기 보다 더 힘든 나와의 싸움이었다. 단어 한자 문장 하나에 내 이름을 거는 만큼, 모든 새로운 시작은 머리가 터지는 일이었다.
어쨌든 나는 그 이후 6년을 버티며 닥치는 대로 새로 쓰고, 옛날 것 고치고 다듬어서 작품집을 이번까지 열권을 냈다. 그 중 한 권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회한을 담은 ‘서간 문집’이고, 또 한 권은 훗날 내 손주들에게 보여줄 시와 사진을 곁들인 ‘가족 수첩’ 같은 것이었다. 일테면 나 떠나기 전에 꼭 남겨 두어야 할 ‘보관용’의 책들이었다.
그리고 나머지는 그 동안의 내 창고에 숨어 있던 원고들을 꺼내 털고 다듬고 고치고 또 새로이 만들어 ‘물건’으로 선보인 에세이 및 칼럼집, 단편집, 중편집, 장편 집을 합쳐 이번까지 열권의 단행본을 엮었다. 그리고 그 동안의 보람이었다면, 그 와중 이순(耳順)이 훨씬 넘어 2011년 해외동포문학상을 받고 다음해 2013년 장편집 <그대속의 타인>으로 ‘미주문학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얻기도 한 것이었다.
이번에 발간되는 중 단편 소설집 중편 ‘이브의 능금은 임자가 없다’는 한마디로 우리가 살면서 주변에서 보고 느꼈던 한 여인의 고백적 멜로 소설들이다. 나머지 3편의 단편 중 2편도 여성이 주제가 된 이른바 ‘아날로그 복고조’의 연애소설이고 나머지 하나는 나의 지난 날 밀림에서의 체험적 寓話다. 따라서 요즘 잘 나가는 작가들의 심오(?)한 주제가 아니기에 쉽게 읽히고 재미가 있으라고 생각한다.
왜냐면 나는 나름대로 소신이 있다. ‘소설이란 문학성도 중요하지만, 우선 주제가 쉽고 문장이 어렵지 않고 스토리가 흥미를 유발하면서 끝에 한마디라도 독자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질 수 있다면...낫 뱃(not bad)’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손용상, 책머리글 <작가의 말> 중에서
■ 손용상 소설가
△필명: 손남우(孫南牛). 경남 밀양 출생
△고려대 사회학과 졸업.
△조선일보신춘문예 소설 당선(1973)
△한국,미주한국문인협회, 달라스문학회 회원
△경희해외동포문학상, 미주문학상 수상
△소설집 『베니스 갈매기 『똥 묻은 개 되기』
△중편소설 『꼬레비안 순애보』
△장편소설 『그대속의 타인』
△전작장편(掌篇) 『코메리칸의 뒤안길』
△콩트·수필집 『다시 일어나겠습니다, 어머니!』
△에세이집 『우리가 사는 이유』
△에세이·칼럼집 『인생역전, 그 한 방을 꿈꾼다』
△시·시조집 『꿈을 담은 사진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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