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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벚꽃 질라!

매끄럽지 못한 감정의 흐름을 냉철하게 규칙적으로 사그라트리는 시인은 언제나 서정에 목말라하고 계속 갈구하는 죄인일 수밖에 없습니다. 속 깊은 옹알이를 듣고 싶을 때, 우리는 머리맡에 있는 한권의 책을 서슴없이 집어 들고 페이지를 넘기게 됩니다. 문학은 글을 사용하는 영감적 예술이기에 인생의 노정을 곡진하고 아련하게, 또는 아름답게 묘사할 수 있는 특권을 갖는 것입니다. 그래서 시적 정의가 미학을 본질로 깔고 그러한 속성으로써 진실에 근간을 두어 감동이라는 기능을 갖추어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자신의 영혼을 사랑할 줄 알고 자세를 잡으면서 서정의 “트라우마” 를 느낄 때 비단 육체적이 아닐지라도 정신적 치유와 행복을 만끽하며 안으로부터 외연까지 즐거운 덤이 얹히게 됩니다. 흔적과 이별은 세..
매끄럽지 못한 감정의 흐름을 냉철하게 규칙적으로 사그라트리는 시인은 언제나 서정에 목말라하고 계속 갈구하는 죄인일 수밖에 없습니다. 속 깊은 옹알이를 듣고 싶을 때, 우리는 머리맡에 있는 한권의 책을 서슴없이 집어 들고 페이지를 넘기게 됩니다.
문학은 글을 사용하는 영감적 예술이기에 인생의 노정을 곡진하고 아련하게, 또는 아름답게 묘사할 수 있는 특권을 갖는 것입니다. 그래서 시적 정의가 미학을 본질로 깔고 그러한 속성으로써 진실에 근간을 두어 감동이라는 기능을 갖추어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자신의 영혼을 사랑할 줄 알고 자세를 잡으면서 서정의 “트라우마” 를 느낄 때 비단 육체적이 아닐지라도 정신적 치유와 행복을 만끽하며 안으로부터 외연까지 즐거운 덤이 얹히게 됩니다.
흔적과 이별은 세월을 상징하고 시간은 속도에 묻히어 흘러갑니다. 시인이 아니라도 누구나 한번쯤 기차역 대합실이나 연안 부두에서 슬픈 이별을 경험해 보았을 것입니다. 외로운 마음이 내품는 진액조차 그 외로움의 영역을 벗어나지 못하고 침몰하려는 교차로에 우두커니 서서 한동안 아무런 계산도 없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바쁘게 살아왔던 오늘을 생각합니다. 시인은 서정 속에서나마 자유롭고 여유로움을 갖고 싶은 욕구들이 저무는 노을에 숨을 헐떡거리며 안간힘을 훔치게 합니다. 지난 삶에 방점을 찍고 남은 삶이지만 왜 살아야 하는가에 질문하면서 이제나마 전신에 흐르는 땀방울을 닦아내어 봅니다.
열차는 달릴 것이고 달리는 열차를 계속타고 멀리 떠나가더라도 지울 수 없는 흔적들은 가슴 깊숙이 화인이 찍히어 흉터로 남습니다. 팍팍한 우리들 인생을 허투로 보내지 않기 위해서 굳어가는 감성을 치유하는 한 편의 시로 해갈할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비단 이 졸작을 대하는 분들에게 감동을 주기 위한 시적 언어 표현이나 정서적 형상화에 부족함이 많다 하더라도 다독거려 주리라는 막연한 믿음의 과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신념에서 여기 네 번째 설익은 잡곡들을 양지바른 쪽방 윗목에 방석을 깔고 널어서 군불에 말려 보고자 함입니다.
동시대의 감성과 의식이 작품에 녹아서 공감을 얻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면 어쩌나하는 우려까지 숨길 수 없음을 고백 합니다. 허점투성이인 미흡한 졸작이 독자들의 감수에 누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솔직한 염원에서 걱정 또한 앞세우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굴절된 욕망과 뒤틀린 부족함이 여러 갈래로 표현적 환치의 내면세계에 대한 다층적 사유와 철학까지 진하게 묻어나지 않더라도 한줄기 감명의 보상을 받았으면 하는 연민으로 고개를 숙입니다.
― 송귀영, 책머리글 <시인의 말>
■ 澐海 송귀영
△중앙일보 시조, 국제신문 시 당선. 《현대문학》 추천
△한국시조문학진흥회 이사. 한국시조사랑시인협회 부회장. 맥문학가협회장. 현대시선문학사 고문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조시인협회, 국제펜한국본부 회원
△현대시선 금상, 월하문학작품집상, 시조사랑문학상, 한국시조문학상 수상
△시집 『나비의 잠』, 『앓아눕는 갯벌』, 『마음이 머무는 곳에』
△시조집 『호수의 그림자』, 『여의도 벚꽃 질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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