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 40 시집 저자의 말을 쓴다.
그렇게 기대하고 고대하던 시집 20 시집을 무난히 돌파하고 오늘까지 쓴 시 사천 편을 써놓고 정상 없는 정상에 서서 깃대를 꽂는다.
살아오면서 기가 막히는 한을 겪었기에 한마디 읊는다.
바다에 언제 바람 잘 날이 있던가, 한 평생 어부로 살아온 삶, 바람 불고 물결치고 , 때로는 뭍에 배를 올려 매고, 낯선 곳 무인도도 생명을 의지하고, 날이 새길 기다릴 때도 왕왕 있다.
그런데 오늘의 바람은 범상치 않다.
갈수록 심한 폭풍, 순간 적으로 몰아닥치는 회오리바람. 작은 배를 하늘로 용궁으로 곤두박질치다가 견디지 못하고 산산조각 파선된 편주 부러진 돛대 하나 붙들고 생사의 파고 속의 표류한다.
풍랑으로 동행자 잃고 꺾인 돛대 움켜쥐고 망망대해 방향조차 알 수 없는 물결 따라 바람 다라 떠도는 목숨, 뭍은 어디도 없고, 파도는 하늘을 찌르고 해면은 소금 밭이다.
목숨이 붙어 있는지 꼬집어볼 틈도 없이 생명을 갈구할 때 어디서 왔는지조차 알 수 없는 팔 잘린 늙은 거북이, 날개 꺾인 오리 한 마리, 물갈퀴 찢긴 물닭 한 마리, 해초 물풀 불어진 돛대위로 은신한다.
얼마나 표류할는지 알 수 없지만 이 친구들도 나와 동일한 신세 측은지심이 난다.
언젠가 풍란 그치고 물결 잔잔하면 어는 무인도라도 함께 내려 우거(寓居)라도 만들어 생사고락을 함께할 생각하며 마음속 위안을 받는 이 친구들과 무변대해를 표류한다.
불행 중 다행이라 했던가, 이 친구들 덕분에 표류의 아픔을 잡시 잊는다.
― <머리말>
■ 신송 이옥천
△《한울문학》 시 등단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 동대문문인협회 이사. 시인시대 회장. 국제펜한국본부 대외협력위원회 고문. 한국문인협회 전자문학위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전자저술상, 한국전자문학상, 국제펜시명인상, 한국재능나눔 시명인대상, 대한민국녹색CEO대상 수상. 한국문학방송 명예의 전당(시) 헌액
△시집 『편자 소리』, 『골리수 나무』, 『아란야(阿蘭若)의 의자』 등 30권
△경구집 『삶의 양식』(1~4집) 등 6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