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 읽기가 지루하고 짜증난다. 메시지가 평범하고, 별 내용 없이 시가 길다.
함축미와 이미지가 결여되어 시의 특수성과 전문성이 아쉽고 그립다.
상식적이고 일상적인 내용을 길게 늘어놓은 진부한 사설이 싫어졌고, 감동도 못주고 더 읽어 볼 흥미도 관심도 갖지 못하게 되었다.
시적 기교나 표현의 미숙으로 독창성과 전달력을 잃었고, 아마추어리즘에서 헤어나지 못하여 관심과 흥미의 유인가를 절감시키고 있다.
이러한 사유로 나는 시 읽기가 싫어졌고, 일반 독자도 떠나갔다고 생각한다.
오래 전부터 단시의 매력에 이끌려 여기까지 왔다.
프랑스 시인 장 곡토, 일본 시인 바쇼오 마츠오의 하이쿠, 우리나라의 단시조, 김춘수의 짧은 시편들, 고은의 단시집 “여수”, 박희진의 1행시집 등에서 많이 유혹 당했다.
두 달 간에 411편이 신들린 듯 쓰여 진 것은 매료된 시심의 축적이 아닌가 싶다.
단시에 맛이 들려서 한정 없이 더 쓰고 싶은 욕심이 가시질 않는다.
더 이상 과욕을 부리다가는 소재의 중복이나 의식의 퇴행 현상이 시를 그르칠 염려가 있어 이쯤해서 멈추기로 하였다.
서둘러 책을 내는 데는 이유가 있다. 갈 길이 바쁘고 험하다.
내 육신의 건강을 이만큼이라도 유지하고 있는 원동력은 바로 시의 힘이다.
시가 있어 신나고, 나를 지탱해주는 시에 감사한다.
― 김성열, 책머리글 <서문>
■ 山牛김성열(金性烈)
△전북 남원 출생(1939)
△건국대신문 단편소설 <唯情> 당선(1961). ≪시문학≫에 수필 <父子> 발표(1985). ≪문예사조≫ 시조(1993), 문학평론(2003), 소설(2007) 신인상
△문예사조문인협회 이사장. ≪문예사조≫ 편집국장. 중국조선민족문학대계(전26권) 편찬위원. 한국시대사전(자료집필) 편집위원. (전)경기대 사회교육원 시창작과 주임교수
△한국문인협회, 국제펜 한국본부, 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
△한국자유시인상, 문예사조문학상 대상, 세계시가야금관왕관상 수상
△시집 『그리운 산하』 『귀향일기』 『농기(農旗)』 『세월의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