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단 한 사람 자신의 경쟁자라고 생각한 부친에게 그동안 송곳 같은 반항심으로 자신을 채찍질 해 왔던 아들 경준은 비로소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자신의 생각이 부질없는 허상이었음을 깨닫는다.
3대가 형사라는 직업으로 살아가는 한 집안의 주인공인 경준은 의절하고 살아가던 아버지의 장례식을 마친 이튿날 생각지도 못한 남자의 방문을 받는다. 아버지의 장례식 날이 아버지의 40년 형사생활의 단 한건의 미해결 사건으로 남은 사건이 드라마틱하게 공소시효를 맞게 된다. 그 사건의 피해자의 아들이 경준을 찾아 온 것이다. 그리고 피해자의 아들이 경준에게 던진 말이다.
“아무리 공소시효가 끝났다고는 하지만 그 사건 자체가 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경준은 뼛속까지 형사였다. 온 몸의 피가 갑자기 뜨겁게 활활 불을 타오르며 돌기 시작했다. 그래서 핏줄은 속일 수 없다는 말이 있나 보다. 경준의 아버지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수사방법이 뛰어나서 귀신 잡는 형사였다. 할아버지는 부처님 같은 형사라고 불리 울 정도로 각기 다른 개성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집안의 3대째의 주인공 경준이 사건을 쫓으며 그동안 잊고 살았던 가족 간의 사랑을 뼈저리게 찾아가는 과정도 함께 독자들의 가슴을 훈훈하게 할 것이다. 무엇보다 경준 자신이 형사이기 때문에 경준은 두 사람의 그림자 테두리 안에서 빠져나갈 수 없을 것이다.
경준에게 있어서 두 사람은 아버지이고 할아버지인 동시에 모범답안지 같은 형사 선배이기도 한다. 경준은 처음으로 아버지가 살아계시는 동안에 왜 좀 더 빨리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었는지 가슴에 시린 바람이 휘몰아치듯이 아프기만 했다.
추리소설의 애독자라면 한번 읽기 시작하면 단번에 책을 끝까지 손에서 놓지 못하고 읽어 갈 수 있을 것이다.
― 박순옥, 책머리글 <작가의 말>
● 박순옥
△일본 동경 오다디자인전문대학 졸업
△군산문인협회, 봉황문학회 회원
△시낭송가
△번역서 『웃음이 명의를 만든다』
△장편추리소설 『인연의 강』 『퍼즐』 『배신자』
△장편소설 『여왕의 추락 1, 2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