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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섬

처음 수필을 쓸 때 제일 많이 생각한 것이 고향이다. 고향의 따뜻함과 푸르게 일렁이던 바다 빛 글을 쓰고 싶었다. 그 생각은 지금도 여전하다. 남보다 늦게 시작한 글쓰기는 고향 바다의 해녀가 물질을 하듯 내게는 힘겨운 자맥질이었다고 고백한다. 누구에게나 유년은 그리움이 아닐까. 어린 시절은 생각만 해도 영화 필름이 돌아가듯 내 기억의 보석함을 열고 환하게 되살아난다. 내 고향 남쪽 바다는 어린 나를 키우고 철없던 나를 채찍질해주신 부모님을 닮았다. 세상을 살다 때로는 상처입고 때로는 헛헛한 마음에 불면의 밤을 보낼 때, 언제든 돌아가면 마냥 품어줄 것만 같던 고향 바다에는 섬이 있었다. 아버지의 섬. 유자나무를 심어 자식들에게 공평하게 나눠주고 당신의 친구들과 유유자적 즐기며 노후..
처음 수필을 쓸 때 제일 많이 생각한 것이 고향이다. 고향의 따뜻함과 푸르게 일렁이던 바다 빛 글을 쓰고 싶었다. 그 생각은 지금도 여전하다. 남보다 늦게 시작한 글쓰기는 고향 바다의 해녀가 물질을 하듯 내게는 힘겨운 자맥질이었다고 고백한다.
누구에게나 유년은 그리움이 아닐까.
어린 시절은 생각만 해도 영화 필름이 돌아가듯 내 기억의 보석함을 열고 환하게 되살아난다. 내 고향 남쪽 바다는 어린 나를 키우고 철없던 나를 채찍질해주신 부모님을 닮았다.
세상을 살다 때로는 상처입고 때로는 헛헛한 마음에 불면의 밤을 보낼 때, 언제든 돌아가면 마냥 품어줄 것만 같던 고향 바다에는 섬이 있었다.
아버지의 섬.
유자나무를 심어 자식들에게 공평하게 나눠주고 당신의 친구들과 유유자적 즐기며 노후를 사시겠다던 아버지의 소박한 꿈이 개발로 밀려났지만, 그곳은 여전히 아버지의 섬이다.
유난히 소나무가 많았던 그 섬에서 송진을 따고 놀았던 천둥벌거숭이 어린 나는 세월이 흐른 지금도 그 섬만 생각하면 목이 메어온다.
적지 않은 시간을 살았다고 생각하는 요즘, 생의 무더위는 지나갔다 여겼는데 아직도 나의 여름은 한창인 것만 같다.
내 글쓰기의 열망은 늘 유년의 아릿한 추억에 닿아 있어 고향 바다 품 안에서 한껏 날갯짓을 하고 있다. 드넓은 하늘 아래 흰 구름을 거느리고 밀려오는 파도를 타듯 물결에 몸을 맡겨 이루지 못한 꿈들을 향해 나아가려 한다. 아버지의 섬이 있는 내 고향 바다가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줄 것이다.
다섯 번째 수필집을 내면서 더욱 아버지가 그립다.
2007년 4집 이후 5년 만에 발간하는 수필집인데 글을 처음 쓰는 것처럼 조심스럽다. 언제나 옆에서 격려를 아끼지 않는 지인들과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깊은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 가람 박문자, 책머리글 <책머리에>
● 가람 박문자
△경남 거제 출생
△경성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문학과의식》 수필(1993), 《문예운동》 시(2012) 등단
△부산문인협회 자문위원·이사, 부산여성문학인회 부회장, 부산가톨릭문인협회 부회장, 부산수필문인협회 부회장, 금정문학회 회장, 부산수필낭송문학회 회장 역임
△한국문인협회 발전기획위원. 부산수필가협회 부회장. (사)영호남수필문학회 상임이사. YWCA물소리문학회 회장. 부경수필문인협회 회장
△국제펜한국본부 회원
△여성문학상, 동백문학상, 문예시대작가상, 부산한국수필문학상 본상, 부산광역시문인협회 부산문학상 본상, 부산가톨릭문학상 본상, 부경수필문학상, (사)영호남수필문학회창립회장 문학대상, 한국해양문학상 우수상 수상
△수필집 『인연의 바다』 외 5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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