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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보내는 편지

우리가 세상에 올 때는 사람마다 세모나 네모로, 그리고 여러 가지 모양으로 태어나 살아가면서 이웃에 게 생채기를 내기도 하고 서로가 이해하고 화해하면 서사는 것이 인생인가 봅니다. 그러면서 모서리가 닳아 둥글둥글 하거나 올망졸망하고 매끈하게 되기도 하고 평생 모서리를 갖고 살기도 합니다. 하지만 나에게도 아직도 모서리가 남아 있어 이웃에게 마음의 상처를 준적이 없는지 이 책을 내면서 성찰 합니다. 추수가 끝난 빈 들판에 버려진 말씀의 이삭을 지금까지 조금씩 평생을 주워 모아 영혼의 양식이 되는 한 끼의 밥상을 차립니다.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 수명이 점점 늘어나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하는 것 같아 나에게도 이 말이 어울릴지는 모르겠다. 우리 인간이 살아가는데 내 마음..
우리가 세상에 올 때는 사람마다 세모나 네모로, 그리고 여러 가지 모양으로 태어나 살아가면서 이웃에 게 생채기를 내기도 하고 서로가 이해하고 화해하면 서사는 것이 인생인가 봅니다. 그러면서 모서리가 닳아 둥글둥글 하거나 올망졸망하고 매끈하게 되기도 하고 평생 모서리를 갖고 살기도 합니다.
하지만 나에게도 아직도 모서리가 남아 있어 이웃에게 마음의 상처를 준적이 없는지 이 책을 내면서 성찰 합니다. 추수가 끝난 빈 들판에 버려진 말씀의 이삭을 지금까지 조금씩 평생을 주워 모아 영혼의 양식이 되는 한 끼의 밥상을 차립니다.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 수명이 점점 늘어나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하는 것 같아 나에게도 이 말이 어울릴지는 모르겠다. 우리 인간이 살아가는데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서 누구에게 의지하기를 원합니다.
저자도 지천명을 훌쩍 넘겨 신앙인으로 다시 태어나는 기쁨을 맛보았고, 문학에도 늘 마음에만 담아 두고 차일피일 세월만 보내고 쉽게 접근하지 못 하다가 이순耳順의 말미에 수필 장르로 문단에 이름을 올렸고, 종심從心으로 가는 문턱을 넘으면서 시 부문에도 등단을 하게 됐습니다.
저자의 마음의 창고에 쌓아 두었던 것들을 일부분이나마 비우고 다시 채울 수 있는 여백이 생겨 다행한 일이라 생각됩니다. 읽다가 식상한 글귀가 나타나면 그대로 책장을 넘기고 지나가더라도 저자는 만족할 따름입니다. 대부분이 이순耳順을 넘겨 팔순까지 인생살이의 한 단면을 밝혀 발표된 글들입니다. 아직 나에게도 할 일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고 다행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해는 저물고 할 일이 많아 항상 바쁘게 사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인생은 60부터라 하는가 봅니다. 눈뜬 새벽에도 감사하고 하루를 마감하는 저녁에도 감사합니다. 이제는 살아온 날 보다 살아야 하는 날이 더 작게 남았음을 알고 있습니다.
이제는 그리기보다 잘 마무리 짓는 것이 큰 과제일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모든 삶은 시작도 중요하지만 마감하는 것도 더욱 중요 한 것 같습니다. 신이 우리 인간에게 공평하게 주신 자기만의 백지 위에 어떤 그림으로 채색하며 살아왔는지에 대하여 거짓 없이 내 보여야 하는 때가 점점 가까워 오기 때문입니다.
비록 보잘 것 없고 초라한 식탁이지만 먹는 사람 모두가 영혼의 허기를 조금이라도 면할 수만 있다면 그 무엇을 바라겠습니까? 밥상은 허술하지만 굶주린 영혼의 요기가 된다면 더 없는 보람이고 기쁨일 따름입니다.
이삭은 아비가 모았지만 밥상은 자식이 차렸으니 내리사랑과 치사랑이 합치된 한 끼의 식사를 모두의 굶주린 영혼에게 사랑을 담아 이 책으로 엮어 바치니 받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책머리글 <작가의 말>
■ 예원호(스테파노)
△경북 청도 출생(1939)
△《좋은문학》 수필, 《한비문학》 시 등단
△계간 詩와늪문학회 고문
△마산 가톨릭문인회 회원
△한국비료공업(주) 근무 / 삼성중공업(주) 퇴직
△청도신문 칼럼니스트
△詩와늪문학상, 대한민국문학예술대상 수상
△시집 『내 마음의 여정』
△칼럼집 『사람과 사람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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