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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시간

올해 들어 이른 봄에 ‘별빛을 따라 가면’, 여름에 ‘나비의 꿈을 기다리며’ 그리고 이번 가을에 열아홉 번째 시집으로 ‘사막의 시간’을 다시 조심스럽게 펼쳐 놓았습니다. 더구나 ‘사막의 시간’으로 시집 제호로 정한 것은 몇 십 년 만에 처음일 정도로 너무도 무더운 날이 계속 이어져 선풍기한 대를 곁에 두고 시를 마무리하다보니 화보로만 보아오던 어느 사막을 불현 듯 머리 위로 떠올렸습니다. 그토록 뜨겁게 내려 쪼이는 태양과 모래바람을 안고, 물을 머금은 선인장기둥을 부수어 목을 축이는 등 영혼이 없는 인간처럼 오직 오아시스를 찾아가면 저 역시 시어(詩語)로 마음의 갈증어린 목을 축일 수 있다는 것에 무더위를 잊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만나려는 오아시스는 시어를 높이 쌓아 그늘을 이루고..
올해 들어 이른 봄에 ‘별빛을 따라 가면’, 여름에 ‘나비의 꿈을 기다리며’ 그리고 이번 가을에 열아홉 번째 시집으로 ‘사막의 시간’을 다시 조심스럽게 펼쳐 놓았습니다.
더구나 ‘사막의 시간’으로 시집 제호로 정한 것은 몇 십 년 만에 처음일 정도로 너무도 무더운 날이 계속 이어져 선풍기한 대를 곁에 두고 시를 마무리하다보니 화보로만 보아오던 어느 사막을 불현 듯 머리 위로 떠올렸습니다.
그토록 뜨겁게 내려 쪼이는 태양과 모래바람을 안고, 물을 머금은 선인장기둥을 부수어 목을 축이는 등 영혼이 없는 인간처럼 오직 오아시스를 찾아가면 저 역시 시어(詩語)로 마음의 갈증어린 목을 축일 수 있다는 것에 무더위를 잊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만나려는 오아시스는 시어를 높이 쌓아 그늘을 이루고, 서정(抒情)의 샘물이 흐르는 곳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습니다. 시를 쓰는 것은 사막을 가듯이 슬픔, 분노, 기쁨, 좌절, 희망, 그리움, 포기, 외로움, 긍정 등 인간의 모든 감정을 지니고 벌이는 외로운 싸움입니다.
저는 밤에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시를 거의 씁니다. 그렇다보니 올빼미가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을 지니고 시를 써 왔습니다. 몇 년 전만하더라도 술도 밤새워 마시고, 담배도 하루 서너 갑 정도로 손에 달고 살았지만, 이제는 술도 담배도 곁에서 사라져 시를 쓰는 시간이 좀 더 많아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나이가 들어 감정이 마르기 전에 시를 써야한다는 생각에 시를 열심히 써온 것이 이렇게 다시 열매로 맺은 것에 많은 분들이 읽어주셨으면 하는 바람뿐입니다.
― 서정(瑞靖) 이효녕, 책머리글 <시인의 말> 중에서
■ 서정(瑞靖) 이효녕
△명예문학박사
△한국서정문인협회장. 타래시동인회 회장
△한국문인협회, 한국현대시인협회, 한국소설가협회, 국제펜한국본부 회원
△전국문학창작공모전 대상, 경기도지사상, 한맥문학상 본상, 경기문학상 우수상, 한하운문학상 대상, 노천명문학상 대상, 고양시문화상(예술부문) 수상
△시집 『기다려도 오지 않는 사람』 외 15권
△소설집 『이브의 사과를 벗기는 여자』 외 3권
△시비(詩碑): 목포 국립해양대학교 내 시비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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