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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빚

- 지금보다는 훨씬 맑은 영혼의 샘에서 길어 올린 고운 시향을 우려낼 수 있지 않았을까? 지천명 중턱에 기웃거리기 시작한 시작(詩作)의 길 - 좀 더 이른 나이에 접어들지 못한 아쉬움에 묻어나는 자위성 짙은 항변이다. <시작(詩作)의 변(辯)> 왜 쓰냐고?/ 심한 현기증에 시달리는 이성과/ 사막 되어가는 불모의 감성에 맞서/ 한 모금 샘물을 찾아 헤매는/ 스스로도 감당하기 버거운 열병이야// 낸들 어떡해,/ 억지 부려 가진 한계 부인하느라/ 지독한 고독에 몸서리치다가/ 탈진한 영혼으로 끙끙 앓으면서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발칙한 야망인걸 늦게 배운 도둑질에 밤새는 줄 모른다더니 나를 두고 이른 말인가 보다. 이제는 오히려, 이따금 이런저런 명분을 앞세운 자책에도 결코 벗어던지..
- 지금보다는 훨씬 맑은 영혼의 샘에서 길어 올린 고운 시향을 우려낼 수 있지 않았을까?
지천명 중턱에 기웃거리기 시작한 시작(詩作)의 길 - 좀 더 이른 나이에 접어들지 못한 아쉬움에 묻어나는 자위성 짙은 항변이다.
<시작(詩作)의 변(辯)>
왜 쓰냐고?/ 심한 현기증에 시달리는 이성과/ 사막 되어가는 불모의 감성에 맞서/ 한 모금 샘물을 찾아 헤매는/ 스스로도 감당하기 버거운 열병이야// 낸들 어떡해,/ 억지 부려 가진 한계 부인하느라/ 지독한 고독에 몸서리치다가/ 탈진한 영혼으로 끙끙 앓으면서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발칙한 야망인걸
늦게 배운 도둑질에 밤새는 줄 모른다더니 나를 두고 이른 말인가 보다.
이제는 오히려, 이따금 이런저런 명분을 앞세운 자책에도 결코 벗어던지지 못하는 유혹의 올가미가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누가 무어라하든 남아있는 내 여정은 오로지 시맥을 찾아 파고 또 파고 들어가는 일 뿐이요, 그러다가 이렇다 할 시 한수 캐내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다 해도 어쩔 수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내 시의 운이 거기까지이려니 애써 스스로를 다독이며 시상 쫓는 남은 여정에 한눈팔지 않으리라 다짐해본다.
갱도를 뚫어 금맥을 찾는 광부의 단심부터 배워야겠다. 무던히 파고들다보면 어느 날 갑자기 진주 알갱이보다 더 찬란한 보석 한 알 얻을 수도 있지 않을까? 이런 뜬구름이라도 바라보며 시작에 임하는 낙이라도 없다면 남은 생이 얼마나 팍팍하랴.
― 장대연, 책머리글 <두 번째 시집을 내면서>
●장대연(張大淵) 시인
△강원 춘천 출생. 호: 小澤
△美 USDA 대학원 국비연수생(1984)
△≪시와창작≫·≪시사문단≫ 등단(2007)
△북한강문학제 추진위원·청소년백일장 심사위원
△한국번역가협회, 한국시사문단작가협회 회원. 빈여백, 시산문, 시인의정원 동인
△중등학교 명예퇴직(33년 봉직)
△시사문단문학상 본상(2008), 쌈지 시 공모전 은상(2009), 파블로네루다 기념문학상(2010), 대한민국 장애인문학상 입상(2012), 국제번역장려상 영한부문 최우수상(1989) 수상. 대한민국근정포장 수훈(2009)
△시집 『뉘 감히 내 사랑에 시비 거는가』(2008)
△수필집 『원숭이 똥구멍은 빨개』(2009), 『안개호반에서 낚아 올린 단상들』(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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