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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극장Ⅱ

지난번에 전자책으로 발간한 ‘명화극장 1편’에 1950년대 이전과 1960년대, 1970년대 영화 36편을 담아 내놓았고, 다시 1980년대와 1990년대, 2000년대 영화 36편을 ‘명화극장 Ⅱ편’에 담아 내놓는다. 각 연대별로 12편씩을 고른 것이다. 대학입시에 실패하고 재수를 할 때, 부산 초량에 있는 학원 종합반에 등록해놓고 두 달 만에 때려치우고 한꺼번에 두 프로씩 보여주는 3류 극장으로 출근을 했다. 어두컴컴한 극장에서 도시락까지 까먹어가며 비오는(?) 화면을 두세 번씩 보고 학원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집으로 가곤 했다. 학원비 삥땅친 돈으로 3류 극장을 전전하던 그 시절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해진다. 자칫 예비고사에도 떨어져 대학 문 앞에도 못 갈 뻔하지 않았던가. 서울로..
지난번에 전자책으로 발간한 ‘명화극장 1편’에 1950년대 이전과 1960년대, 1970년대 영화 36편을 담아 내놓았고, 다시 1980년대와 1990년대, 2000년대 영화 36편을 ‘명화극장 Ⅱ편’에 담아 내놓는다. 각 연대별로 12편씩을 고른 것이다.
대학입시에 실패하고 재수를 할 때, 부산 초량에 있는 학원 종합반에 등록해놓고 두 달 만에 때려치우고 한꺼번에 두 프로씩 보여주는 3류 극장으로 출근을 했다. 어두컴컴한 극장에서 도시락까지 까먹어가며 비오는(?) 화면을 두세 번씩 보고 학원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집으로 가곤 했다.
학원비 삥땅친 돈으로 3류 극장을 전전하던 그 시절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해진다. 자칫 예비고사에도 떨어져 대학 문 앞에도 못 갈 뻔하지 않았던가.
서울로 온 대학생 때는 돈이 없어서 개봉관에는 못 갔고, 기다렸다가 하숙집이 있던 동네 극장에서 영화를 봤다. 군대 갔다 와서 복학생이 된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때 만난 영화광이었던 하숙집 아저씨가 생각이 난다.
어느 추석 전야, 시골에 내려가지 못하고 하숙집 아저씨와 둘이서 밤늦도록 영화얘기를 나누게 되었다. 흘러간 명화들이 우리의 주 메뉴였다. 얘기가 잘 통한다고 좋아하시던 아저씨, 나중에는 자존심이 상했는지 옛날 배우 이름을 들먹이며 내 기를 꺾으려 했다.
“학생, 리타 헤이워드 알아?”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세월이 많이 흐른 후에야 그녀가 40년대 최고의 핀업 걸(Pin-up Girl)이었으며, 명우 오손 웰즈의 아내였음을 알게 되었다. 또 ‘쇼생크 탈출’에서 주인공 팀 로빈스가 파는 땅굴을 가로막고 있는 브로마이드의 주인공이 바로 그녀였다는 사실도.
결혼을 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극장에는 자주 들락거렸다. 그땐 나름대로 영화를 선별하는 안목이 생겨서 좋은 영화들만 골라서 보았다. 그래도 주말에 TV에서 방영하는 영화들은 거의 빼놓지 않고 보았다. 불후의 명작들은 거의 그때 본 것 같다.
영화 속에는 인간이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모든 갈등과 문제들이 들어있고, 그 해법도 들어있다. 인류의 미래를 생각해보게 했던 영화, 극장을 나오면서 눈물을 삼키던 영화, 며칠씩 잠 못 자고 아파했던 영화…. 그런 영화들을 내 손으로 한번 정리해보고 싶었다. 영화는 내 인생의 멘토였기 때문이다.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각 연대별로 12편씩 고른 영화 36편은 예전의 기억을 되살리며 다시 꼼꼼하게 보았다. 영화 평론이 아닌 에세이 형식으로 썼다. 영화의 줄거리를 풀어가면서, 독자들에게 그 영화를 보던 때의 기억을 되살려주고 싶었다. 모두 오래된 영화들이라서 스포일러 시비 걱정은 하지 않았다.
영화를 보는 시간만큼은 행복했다. 더욱이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는 여신(女神)들을 내 맘대로(?) 애인으로 삼을 수 있어서 황홀했다. 임청하, 샤론 스톤, 공리, 제니퍼 코넬리에서부터 장쯔이, 나탈리 포트만, 앤 헤서웨이, 아만다 사이프리드….
― 최용현, 책머리글 <할리우드 여신(女神)들과 함께 한 시간들…>
■ 최용현
△경남 밀양 출생
△건국대 행정학과 졸업
△≪문예사조≫ 수필 등단(1991)
△한국문인협회 회원
△구로문인협회 부회장
△(사)전력전자학회 사무국장
△≪월간 한국통신≫, ≪월간 전기≫, ≪월간 국세≫, ≪월간 전력기술인≫에 고정칼럼 연재
△≪전기신문≫에 주 1회 ‘삼국지 인물열전’ 연재
△에세이집 『아내가 끓여주는 커피는 싱겁다』(1994), 『꿈꾸는 개똥벌레』(2008)
△콩트집 『강남역엔 부나비가 많다』(2003)
△인물평전집 『삼국지 인물 소프트』(1993), 『삼국지 인물 108인전』(2013)
△블로그: 꿈꾸는 개똥벌레 blog.daum.net/weol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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