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마음속에는 어떤 콩순이가 들어 있을까? 아직 아무도 모르는 심연 깊은 곳에 처녀림과 같이 우거진 감성의 세계의 소재들이 누군가의해서 유도
되어 세상 밖으로 나와 서로 대화하고 정을 나눌 수 있는 나눔의 장이 되었으면 한다.
나의 깍지 속에 들어 있는 콩순이와 같은 순수한 마음을 사랑하는 이로부터 일깨워져 시(詩)로서 발현 된다면 그 기쁨은 한량없지 않을까!
현대에는 시가 흐르는 조류가 다양하기 짝이 없다. 여기에서 시(詩)의 세계를 논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지만, 각자의 자그마한 세계로 시(詩)로써 표현하면 그것으로 족할지 모른다.
남이 이해하기 매우 어려운 난해한 시(詩)가 있는가 하면, 고전적 혹은 서정적인 표현을 하는 시(詩)도 있다. 대부분 자기의 시풍(詩風)과 어긋나면 배타적(排他的)인 생각을 가지는 사람도 종종 우리 곁에서 볼 수 있다. 모르긴 해도 자기의 마음속에 내재해 있는 아름다운 감성을 읽는 이로 하여금 쉽고 바르게 전달하는 것이 오히려 대중성이 있는 시(詩)일지도 모른다.
아무리 훌륭한 작품이라 해도 객관성이나 직관적인 소재로부터 작품을 쓰는 사람의 뇌에 들어와 다시 바깥으로 나오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 된다. 이렇게 변화된 것이 시(詩)와 다른 장르의 문학으로 표출 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객관적인 것을 그대로 묘사하는 것은 자연과학의 논문이며 때로는 보고서인 것이다.
세월이 많이 흘러갈수록 어린애가 되는 마음은 오히려 피터팬신드롬에 젖어든다 할지 몰라도 사람은 늙되 시(詩)는 늙지 말았으면 하는 것이 본인의 마음
이요 바램이다. 그래서 이 시집의 제목을 ‘깍지 속 콩순이’로 해 보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름다움이 더했으면 하는 바램 간절하다.
작품이 마음에 들지 아니 들지는 모르지만 독자로 하여금 읽고 그저 기분 좋고 몇 작품이라도 공감을 느끼면 그것으로 매우 만족스러운 것이며, 이미 이것은 읽는 자의 것이지 본인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대의 세계화시대에 부응하기 위하여 2009년 12월 11일부터 7월 13까지 쓴 시를 한영대역으로 내놓게 되었다. 다소 언어의 표현방법이 차이가 있을지 몰라도 이들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 수고해 주신 미국의 Jina Smith 씨에게 감사를 드린다.
― 최원철, <서문>
■ 우전(雨田) 최원철
△경북대 문리과대학·대학원(석·박사과정), 독일 카이젤슬라우테른대학 생물학과 대학원 박사과정 졸업(자연과학박사)
△부산시인협회 수석부회장, 부산문인협회 이사 역임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이사
△문예시대 작가상 수상
△미국 국립보건연구소·식품의약청 근무 후 부산대에서 정년퇴직(현 명예교수)
△시집 『그리움이 진하여 눈물이 될 때』 『기막힌 일 당하거든』, 『비오는 날 누구와 만나도 사랑하게 된다』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