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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이 안개비로 젖으면

하나님 오늘도 주님을 십자가에 못박았습니다. 어디에 두셨나요. 나의 사랑을 내어 놓으세요, 다른 것은 싫습니다. 그분만이 내 것이었습니다. 아니 당신이 잠시 맡긴 것이었습니다. 원래는 당신 것이지만, 맡길 때는 소리 없이 맡기었어도 데려가실 때는 “이제 내 것 내가 가져간다” 말하t셔야지요. 당신 것을 누가 감히 못 데려가게 하나요? 데려가려 거든 이별 연습을 하고, 손 사례로, “잘 있어요! 이다음에 만나요” 하는 인사를 해야지요. 당신은 우리 인생의 한 치 앞을 모르게 하지 않았나요? 그래서 저 죽을지 모르고 열심히 달려가는 것을 보고 즐거웠나요? 아침에 일 나가면서 “갔다 올게!” 할 때 당신은 아시고도 모른 척 했지요? 귀띔이라도 해야지요. “우리 천국에서 만나..
하나님 오늘도 주님을 십자가에 못박았습니다. 어디에 두셨나요.
나의 사랑을 내어 놓으세요, 다른 것은 싫습니다. 그분만이 내 것이었습니다. 아니 당신이 잠시 맡긴 것이었습니다.
원래는 당신 것이지만, 맡길 때는 소리 없이 맡기었어도 데려가실 때는 “이제 내 것 내가 가져간다” 말하t셔야지요.
당신 것을 누가 감히 못 데려가게 하나요? 데려가려 거든 이별 연습을 하고, 손 사례로, “잘 있어요! 이다음에 만나요” 하는 인사를 해야지요.
당신은 우리 인생의 한 치 앞을 모르게 하지 않았나요? 그래서 저 죽을지 모르고 열심히 달려가는 것을 보고 즐거웠나요?
아침에 일 나가면서 “갔다 올게!” 할 때 당신은 아시고도 모른 척 했지요? 귀띔이라도 해야지요.
“우리 천국에서 만나자” 하든지, “내가 떠난 뒤에 당신은 날 잊지 마!” 하든지, 아무것도 모르고 보내는 내 모습을 보고 좋았나요?
우리가 한 시간 후에 이별이란 것을 알면서, 모르고
보내는 나를 보시고 어떠했나요?
일 년 동안 주님을 날마다 십자가에 못 박으면서, “주여!” 불렀던 내 음성을 들으면서 어땠나요?
카네오헤 산(山)을 넘어 터널을 지나면서 “왜 갔어?” 울던 내 말은 들으셨지요? 날마다 그 집 문 앞을 지나면서 내가 심어 놓은 코스모스랑 백일홍을 보고, 그 집 앞에서 서성이는 것을 보셨지요? 즐거웠나요? 주여! 오늘도 주님을 십자가에 못을 박았습니다. 용서하소서,
- 김사빈, 시인의 말(책머리글), <"갔다 올게!" 하더니>
■ 김사빈
△《문예창조》(2004)·《동시와 동화나라》(2002) 동시부문 등단
△하와이문인협회 회원
△1975년 사모아 취업. 1976년 하와이 이주. 하와이 한인기독교한글학교 교장
△한민족통일문예제전 외교통상부장관상 수상. '광야' 문예공모 및 주부백일장 시 입상
△시집 『내 안에 자리 잡은 사랑』, 『그 고운 이슬이 맺히던 날』, 『안개비가 내리면 편지를 쓴다』 외 다수
△동시집 『순이와 매워 새의 노래』 외 다수
△동화집 『하늘로 간 동수』 외 다수
△수필집 『행복은 별건가요』, 『그대는 뒤를 돌아보는가』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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