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4세기의 철학자 제논은, “여러 민족은 공통된 성격을 지녔기 때문에 서로 융합할 수 있다”라고 하였다. 그에 따라서 모든 인류는, 세계를 하나로 만들어보자는 속셈으로 가장 숭고한 꿈을 펼쳐왔다. 그런데 그 과정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언어탄생 이전의 인간들은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였기에, 별난 근심이나 걱정 없이 수 백세를 살았음을 보게 되었다. 그러나 소통의 도구라는 언어가 생기고 의사표현으로서의 문자출현은, 하나로 묶어져야 할 인류를 오히려 뿔뿔이 흩어놓아서 제논의 꿈은 여지없이 깨지게 하였다. 이는 언어라는 괴물이 우리로 하여금 갈등하게 만들고 번민토록 하여서 서로를 할퀴고 찢기는 조롱으로 스스로를 상처 속에 가둔 때문이다. 그 결과에서, 인간들은 스스로 만들어놓은 울안에 갇혀 오늘도 헤어나지 못한 채 병들면서 죽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언어란 대체 어떤 것이기에 인류로 하여금 끝없는 파멸의 길로 이끄는 것일까? 대한민국에는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할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있다. 하지만, 어떤 일이든지 오랜 시간이 흐르면, 진실(眞實)은 밝혀지기 마련이다. 이는 왜 그리 되는 것일까? 이에 대한 세계의 철학자들 · 문학가들 · 역사학자들 · 심리학자들은 합세를 해서 연구하였다. 그리고 그 성과로서의 결과들에서는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있는 그대로 순종하려들지 않고, 자기의 내부에서 치솟는 욕망이라는 허상에 이끌려 다닌 때문임이 밝혀져 한국 속담의 뜻은 무참하게 깨뜨려놓았다.
인문학에 속한 역사란, 과거의 전철을 되짚어 봄으로써 앞으로 나가야 할 새로운 방향을 제시받을 수 있는 장르다. 따라서 본 저자는, 수천 세기동안을 내려오면서도 정리되지 않아 갖가지로 난무하여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는 문학의 용어들에 대하여 많은 혼란을 느꼈었다. 그런 중에도, 오직 소설을 잘 써 보자는 일념에서 오랫동안 배우고 익히면서 연구하여 깨달은 바가 많았다. 이를, 문학의 생성과 발달사로 정리하여서 문학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다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책을 엮었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여러 방면에서 지도해주신 수많은 스승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 김순녀, 책머리글 <저자의 말>
● 김순녀 소설가
△한국예술총연합회 예술평론 신인상 소설 당선(1989)
△한국방송통신대 국문과 졸업. 경원대 대학원 국문학 석사. 백석대 기독교전문대학원 국문학박사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소설가협회 중앙위원. 한국여
성문학인회 이사. 문학치유연구소 소장
△한국전자저술상 수상
△장편소설 『거꾸로 도는 물레방아』 『먹이사슬』 『너에게로 가는 길』 『예레미야』『에스겔』
△소설집 『아담의 잉태』
△논문집 『구인환 초기 단편소설 연구』 『‘욥기’
에 나타난 심리적 갈등과 문학적 표현방식』
△이론서 『문학치유원론』 『문학치유방법론』
△스토리텔링집 『이집트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