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후반부에 더욱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고 싶다. 그러나 일상의 삶은 나이아가라 폭포처럼 거센 물살로 흘러내리고 이리저리 얽매인 인간관계를 못 벗어 난다. 일주일의 하루 쯤 어디론가 실종되고 싶은 생각으로 집을 나선다. 행선지를 정하지 않고 발길 닿는 대로 가다 보면 언제나 한 편의 시를 떠올린다.
청산은 날더러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날더러 티없이 살라 하네
미움도 벗어버리고 욕심도 벗어 버리고
물 같이 바람 같이 살다고 가라고 하네
등단한지 올해로 22년째를 맞이하여 수필 사랑에 빠져 일기를 쓰듯 부지런히 써 내려온 작품들이 차곡차곡 모여 10번째 에세이집을 펴내며 이제 펜을 놓고 싶지만 아마 힘이 닿는 데까지 계속되지 않을까 싶다.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라는 내 인생의 좌우명처럼 나의 글쓰기도 결국 특별할 것도 없는 내게 주어진 성실한 삶의 일부일 뿐이다.
― <머리말>
⬢ 설경 김영월
△《한국수필》 수필(1996), 《시와산문》 시(1997) 등단
△한국수필가협회 감사, 한국수필작가회 회장, 한국문인협회 도봉지부장 역임
△한국문인협회, 국제펜한국본부 회원
△강남구 시니어플라자 수필창작 지도강사
△한국수필 문학상, 인산기행 수필문학상, 도봉문학상 수상
△수필집 『느림의 미학』 『몰입하는 삶』 『여유 있는 삶』 『바이칼호 너머 그리움』 『내 안의 하이드』 『삶의 향기』 『인생의 재미』
△시집 『서로의 눈빛만 그윽하네』 『오로라의 얼굴』 『홀가분 한 미소』 『노을 서성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