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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란야의 명상

삶에 찌들고 고단하다보면 물 한 병 시집 한 권 배낭에 짊어지고 산을 오른다. 한 때는 관악산 수락산 청계산 근교의 산을 틈 날 때마다 열심히 어느 산길이 어디로 나 있는지 어디만큼 가면 무슨 돌이 있고 어떤 나무가 있고 줄잡고 올라가는 길 따라 가다보면 태극기를 만나 야호를 목청껏 외치기도 했다. 그런데 고희 때 수락산 투구바위 밑을 지나다가 눈길에 미끄러져 30m 낭떠러지 일보 직전에서 구사일생 소름 끼치는 일을 당하고는 산이 무서워져서 그 뒤로는 지금까지 등정을 끊었다. 지금은 인근 야산자락 숲의 나무그늘 찾아 쉬노라면 이름 모를 새들의 노랫소리, 가슴을 파고드는 향기로운 피톤치드, 산기슭의 예술가지 자랑하는 우거진 나무그늘. 이름 모를 풀들의 뿜는 풀 냄새, 나뭇가지 무대삼아..
삶에 찌들고 고단하다보면 물 한 병 시집 한 권 배낭에 짊어지고 산을 오른다.
한 때는 관악산 수락산 청계산 근교의 산을 틈 날 때마다 열심히 어느 산길이 어디로 나 있는지 어디만큼 가면 무슨 돌이 있고 어떤 나무가 있고 줄잡고 올라가는 길 따라 가다보면 태극기를 만나 야호를 목청껏 외치기도 했다.
그런데 고희 때 수락산 투구바위 밑을 지나다가 눈길에 미끄러져 30m 낭떠러지 일보 직전에서 구사일생 소름 끼치는 일을 당하고는 산이 무서워져서 그 뒤로는 지금까지 등정을 끊었다.
지금은 인근 야산자락 숲의 나무그늘 찾아 쉬노라면 이름 모를 새들의 노랫소리, 가슴을 파고드는 향기로운 피톤치드, 산기슭의 예술가지 자랑하는 우거진 나무그늘.
이름 모를 풀들의 뿜는 풀 냄새, 나뭇가지 무대삼아 쉬어가는 바람소리, 낙엽은 바람에 뒹굴고 나무 잎 사이 뚫고 비추는 볕뉘 즐기다보면 까치도 다람쥐도 발등을 간질인다.
산신령 친구들과 무언의 대화를 하다보면 마음속에 오래오래 찌들고 얼어붙은 성깔도 아집도 다 내려놓고 졸다보면 땡추가 된 기분도 꾀 괜찮다.
너럭바위 도토리나무 그늘에 퍽석 앉아 고단한 삶의 찌꺼기, 쌓이고 쌓인 스트레스 피톤치드는 어느새 가슴을 청소해주고 마음을 닦아 준다.
피톤치드는 정화 제, 육신도 마음도 시나브로 달레 주는 정화 된 맑은 가슴에 자라는 풀 나무 그리고 낙엽들은 정화 제를 내뿜는 생약이다.
하루면 열두 번도 더 변하는 죽 끓는 변덕, 욱하는 저질의 성깔 버릇, 설익은 말버릇 다 받아주는 도가 튼 자연은 스승이요 채찍이다.
추한 마음속 피톤치드로 씻고 피로를 풀어주는 땅 냄새 가득 가슴에 안으니 선객이 되어 선사타고 유유자적하는 마음이다.
알고 보면 모든 물체는 자연, 자연에게 배우고 터득해야할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자연의 덕담을 경청하고 나면 나의 인생길이 바뀌고 나의 삶의 철학이 바뀐다.
― 머리말 <숲길 찾아>
■ 신송 이옥천
△《한울문학》 시 등단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 동대문문인협회 이사. 시인시대 회장 2회 연임. 국제펜한국본부 대외협력위원회 고문. 한국문인협회 전자문학위원. 사)가교문학 고문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전자저술상, 한국전자문학상, 국제펜詩명인상, 한국재능나눔詩명인대상, 대한민국녹색CEO대상 수상. 한국문학방송 명예의전당 詩 헌액
△시집 『편자 소리』 『골리수 나무』 『아란야(阿蘭若)의 의자』 등 42권
△경구집 『삶의 양식』(1~4집) 등 12권
△은유집 『詩의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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