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더위 정오에 삼 일간 모후를 괴롭히고 태어난 내가 달걀 세 판의 나이를 계산하다가 소스라치게 놀라는 것은 주제 파악 미숙 증 확진자인지 모른다. 아직 7자가 들어가는 나이에 남의 나이는 그렇게 많게 느껴지다니 말이다.
날개가 있는 새들은 비바람이 불어도 공중을 날 수 있고, 눈이 소복하게 쌓인 산골에서도 먹이를 찾는 동물들은 뛰어다닌다. 길이 멀어도 갈 길을 멈추지 않는 생물들은 생존의 존재감을 견지하며 주어진 삶의 행진을 계속한다. 코로나 19 위험성을 염려하여 두문불출하는 나약한 생명의 작태를 보면서 결국 운동 부족으로 체중이 불어나면서 무릎 관절이 비명을 지르며 걷기가 힘들어졌다. 병원을 가기도 겁이 나서 혈압약을 받으러 병원을 가는데도 미리 전화로 처방전을 부탁하고 짧은 시간에 볼일을 보고 빠져나왔다. 퇴근한 딸이 며칠 전에 함께 점심 식사했던 동료가 열이 나서 결근을 하고 코로나 19 검사를 받았다고 한다. 늘 출근하는 딸이 옮아 올까 봐 걱정하던 내게 이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노약자에다가 기저질환이라고 진단할 예방을 위한 고혈압약 복용을 환자로 취급할 것인 신체 약자의 조건임을 알고 있어서 마스크가 답답해서 못 쓰고 다닌다는 그녀에게 “엄마 외롭다고 우리 집에 와서 산다고 했는데 잘못하면 엄마가 죽게 생긴다.”라고 못을 박는 말을 했다. 어디로 피난을 가야 할 곳을 알아보다가 고향의 삼촌 댁에 가려고 의논을 했더니 허락을 하신다. 그러면서도 남의 집에 환경을 바꾸어 살면 없던 병도 생길 것 같아서 망설이고 있었는데 검사한 동료가 음성으로 나왔단다. 진실로 다행한 일이다. 만약의 경우는 참담한 일들이 벌어질 상상만도 죽을 맛이었다.
책을 쓰다가 원고 정리가 되지 않았던 것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여러 가지 생각을 한다. 팬데믹 Pandemic 우려가 있는 즈음에 지혜의 샘이 고갈되어 생사의 경계를 의연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중생의 자화상을 보면서 지혜의 궁전을 집필하면서 발간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 여김도 미래를 가불하는 고민인지 모른다. 그러구러 머리에 두는 글을 쓰게 됨도 무조건 감사한다. 난세에 삶의 흔적을 남긴다는 의미를 새긴다.
― <머리말>
● 초연 김은자
△동국대 행정대학원 졸업(석사)
△《에세이포레⟫수필, 《문예춘추》 시 등단
△문고목문학회 회장. 종로포엠문학회 회장. 문예춘추문인협회 부회장. 강남포에트리문학회 부회장
△한국문인협회 회원. 역옹인문학당 부학장
△한국전자문학상, 문예춘추수필문학상, 빅톨위고문학상 금상, 현대문학100주년기념문학상, 21세기뉴코리아문학상 최고상, 한국전자저술상, 역옹인문학상, 박경리추모문학상, 석좌시인금관장장, 대한민국서예대전 입선. 세계서법문화대전 동상, 금파미술대전 특선, 앙데팡당아트프라이즈전시회 동상 수상.
△시집 『불꽃은 영원하리』 등 16권
△수필집 『내 귀에 말 걸기』 등 20권
△소설 『어진 땅의 소리 결』 등 2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