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 점순아!”
동백꽃 점순이가 살금살금 다가와 나물을 캐던 봄·봄의 점순이를 큰 소리로 부른다.
“망할 년, 깜짝이야! 애 떨어질 뻔했네.”
얼굴에 점이 하나 더 많은 봄·봄의 점순이가 나물 캐던 호미를 내동댕이치고 벌떡 일어서더니 동백꽃 점순이를 노려본다.
“망할 년, 내가 너 보담 한 살 더 먹은 거 잊었니?”
동백꽃 점순이도 자기네 수탉처럼 곧 얼굴이라도 쪼을 것처럼 봄·봄의 점순이를 노려본다.
“그래, 한 살이나 더 처먹은 게 남의 닭을 훔치다가 닭싸움을 시키니?”
“남의 닭을 훔치다니?”
“그럼, 그 얘 집에 몰래 들어가 횃대에서 닭을 꺼내오는 게 훔치는 게 아니고 뭐니?”
“우리 소작인 집인데 뭘 그래!”
“그럼, 너희네 소작인집은 다 너희네 것이냐? 그 알량한 맘 알아주지 않는다고 그렇게 심청이냐?”
“뭐라고! 이 년이!”
곧, 면두와 대강이에 피를 흘리는 닭싸움이라도 벌어질 태세다. 그러나 금병산기슭에서 노란 동백꽃향기가 봄바람을 타고 날아오자, 동백꽃 점순이가 썩 불리함을 알고 한 발짝 물러선다. 그러나 여우처럼 눈을 가늘게 뜨고서
“그래 어떤 양반이길래, 이름이 욕필이람!” 하고는 봄·봄의 점순이를 바라다본다.
― 머리말 <두 점순이를 만나니, 얼쑤! 봄이로구나!> 중에서
● 권창순
△전북 진안 출생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한국아동문예작가회, 한마음문학기행반 회원
△아동문예문학상, 방송대문학상 수상
△시집 『먼저 눈물에 쫙 하고 밑줄을 그어라』 『눈물 예찬』
△동화집 『엄마의 이름』 『강아지풀 강아지와 눈사람』
△동시집 『얼마나 울고 싶었을까』 『내 몸에도 강이 흐른다』 『내 얼굴 꽃다발』
△서간집 『어린 왕자에게 쓰는 편지』
△문집 『김유정 소설문학여행 Ⅰ』 『김유정 소설문학여행 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