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울음은 드러내 놓고 우는 울음이라서 마음에도 없이 겉으로만 우는 울음도 포함될 수 있지만, 남모르게 눈물 삼키며 혼자만 절규하며 우는 속울음은 남에게 보이기 싫어 몰래 아픔을 가슴 속에 욱여넣으며 우는 울음이라고 여긴다. 아일랜드 속담에는 “흐르는 눈물은 괴로우나 그보다 더욱더 괴로운 것은 흐르지 않는 눈물이다.”라는 말도 있다. 이 속울음의 질량을 언어로 옮기는 받아쓰기 작업은 영적인 파장의 느낌이 문자로 줄을 서는 문학의 혈관에서 글을 낳는 것이 아닐까.
여자의 눈물은 삶의 길목에서 약한 처지를 나타내는 무기로 쓰이기도 한다. 눈이 있는 동물이라면 생리적으로나 감정적으로 눈물샘을 자극하면서 눈물이라는 액체가 흘러나온다. “남자는 울면 안 된다.”는 관념이 있지만, 역발상으로 남자의 눈물은 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태어나서 한번,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한번, 무지하게 예민한 곳을 맞았을 때 한번 등 “남자는 세 번 정도 울어야 한다.”라고 하는 것은 남자는 강하게 살라는 묵시적 가르침인지도 모른다. 남성들은 타인에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수치스럽고 자신의 치명적인 약점을 찔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남자다운 모습을 보여줄 땐 '상남자', 남자가 눈물을 보이는 경우 '찌질하다'라고도 말한다. 비단 슬플 때만이 아니라 기쁠 때, 화날 때, 즐거울 때, 사랑할 때, 미워할 때 등등에도 울음은 존재한다.
눈물 온도는 한두 방울 흘리고 마는 눈물은 상대적으로 차가운 편이라 얼굴에 흘러내릴 때 차게 느껴진다고 한다. 반면 눈물이 쏟아지듯 많은 양이 흘러나오는 경우 뜨거운 눈물이 나오며, 얼굴에 흘러내릴 때 뜨겁게 느껴진다는 실험을 미국 델라웨어 주립대에서 실제로 온도까지 측정해 밝혀냈다.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은 자와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는 명언이 있지만, 눈물에 특별한 능력을 부여하기도 한다. 일 년 반전에 타계한 남편과의 결혼 50주년을 맞이한 금혼식 날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기념일에 속울음 우는 나의 슬픔을 받아쓰기하듯이 이 책에 적었다. 저세상에서 먼저 떠난 것을 미안해할까 모르겠다. 속울음이 소화불량처럼 답답한 누군가에게 함께 위로의 잔이 되는 글이 되면 좋겠다.
― <머리말>
● 초연 김은자
△동국대 행정대학원 졸업(석사)
△《에세이포레⟫수필, 《문예춘추》 시 등단
△문고목문학회 회장. 종로포엠문학회 회장. 문예춘추문인협회 부회장. 강남포에트리문학회 부회장
△한국문인협회 회원. 역옹인문학당 부학장
△한국전자문학상, 문예춘추수필문학상, 빅톨위고문학상 금상, 현대문학100주년기념문학상, 21세기뉴코리아문학상 최고상, 한국전자저술상, 역옹인문학상, 박경리추모문학상, 석좌시인금관장장, 대한민국서예대전 입선. 세계서법문화대전 동상, 금파미술대전 특선, 앙데팡당아트프라이즈전시회 동상 수상.
△시집 『불꽃은 영원하리』 등 16권
△수필집 『내 귀에 말 걸기』 등 20권
△소설 『어진 땅의 소리 결』 등 2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