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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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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p
1.7 MB
에세이
이혜복
한국문학방송
모두
소꿉친구가 동부인해서 찾아왔다. 이런저런 이야기가 이어졌다. 우리가 맞은 현실에 대해 말을 나눴고, 부모님, 고향이 품은 애증, 훌쩍 자란 아이들 얘기도 했다. 기억 속 친구와 눈앞의 그는 동일인임에도 낯설었다. 그의 눈엔 나 역시 그럴 것이다. 쓸모없이 자리 잡은 주름과 제빛 잃은 머리칼을 수긍하면서 피차 말 없는 위안을 받았다. 아침이면 석사천을 따라 좀 걷는데 40분 걸린다고 내가 말했다. 친구 내외가 놀라는 눈치다. 골목을 빠져나가는 시간도 있고 물 따라 숲 따라 걷다 보면 그 정도는 걸린다는 나에게 걸음이 너무 늦다고 했다. 단지 편하게 걸었을 뿐인데…. 빠르게 지나치며 볼 수 없던 것들을 살피게 된다. 앞만 보며 속도에 얽매이느니 소중한 것들을 놓치지 않기로 했다. 이것이 요즘을 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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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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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내 이름은 클로버
제2부 비 오는 날 빨래하는 여자
제3부 억새의 기억
제4부 해맞이처럼
제5부 엄마와 시간을
판권페이지
소꿉친구가 동부인해서 찾아왔다. 이런저런 이야기가 이어졌다. 우리가 맞은 현실에 대해 말을 나눴고, 부모님, 고향이 품은 애증, 훌쩍 자란 아이들 얘기도 했다. 기억 속 친구와 눈앞의 그는 동일인임에도 낯설었다. 그의 눈엔 나 역시 그럴 것이다. 쓸모없이 자리 잡은 주름과 제빛 잃은 머리칼을 수긍하면서 피차 말 없는 위안을 받았다.
아침이면 석사천을 따라 좀 걷는데 40분 걸린다고 내가 말했다. 친구 내외가 놀라는 눈치다. 골목을 빠져나가는 시간도 있고 물 따라 숲 따라 걷다 보면 그 정도는 걸린다는 나에게 걸음이 너무 늦다고 했다. 단지 편하게 걸었을 뿐인데….
빠르게 지나치며 볼 수 없던 것들을 살피게 된다. 앞만 보며 속도에 얽매이느니 소중한 것들을 놓치지 않기로 했다. 이것이 요즘을 사는 나의 자세다. 삼 년 전 수필집을 처음 내놓을 때와 부끄러움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거북이 같은 글쓰기가 묵묵히 나와 동무할 것이라 믿으며 용기를 낸다.
― <머리말>
● 이혜복 수필가
△계간 《문학시대》 수필 등단(2015)
△한국문인협회, 한국수필가협회, 하서문학회 회원
△수필집 『아는 만큼 보이나 봐』 『엄마와 함께 시간을』
△《문학시대》 ‘수필의 향기’ 연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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