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12월 문단에 등단하여 2000년부터 시집을 내며 비로소 시인이 되었다. 수업 시간에 시를 읽어준다고 ‘제2의 괴테’라는 별명을 받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괴테의 생가를 가서 시 쓰기를 다짐했다.
교직생활 30년에 수많은 꽃들에게 물을 주며 ‘꽃을 기르는(培花) 정원사로 살았다. 백사 이항복이 시를 썼다는 꽃피는 필운대 언덕에서 한송이 한송이 키워온 꽃들이 지금은 오천의 꽃송이로 우리나라 방방, 세계 곡곡에 피어 있다.
진정 아름다운 꽃은 자기 자신을 위해 피는 꽃이 아니라 ‘남을 위해 피는 꽃, 열매를 위해 지는 꽃, 독서를 많이 하는 꽃, 글쓰기를 잘하는 꽃, 시를 즐기는 꽃, 논술을 잘하는 꽃’으로 키우기 위해 부지런히 물을 뿌리고 거름을 주었다.
여기 심은 꽃들은 담임을 마치면서 최근 4년 동안 담임을 맡은 꽃들이다. 담임을 놓으니 비로서 꽃이 꽃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가까이서 보는 꽃보다 한 발짝 멀리 보는 꽃이 더 아름다운 탓일까.
꽃들의 동의를 받지 못해 꽃 이름을 가렸다. 그냥 한 반의 아이들을 꽃바구니에 담았다. 만나는 동안 행여 시인이 보지 못한 아름다움들이 더 많았을 것이다. 이제는 그 어디서 더 예쁘게 피어 더 아름답게 보아주는 곳에서 그 예쁨을 맘껏 뽐내고 있을 것이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꽃인 줄 반세기를 살고서야 깨닫다니 참으로 안타깝고 미안한 일이다. 행여 물을 주고 풀을 뽑다가 실수로 꽃을 스쳐 상처가 된 꽃이 있었을 것이다. 부족했던 정원사의 손길을 서면으로 사과한다. 남은 기간 원숙한 정원사가 되기를 꿈꾼다.
이제는 버젓이 ‘원시인’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원시의 세계에서 사냥을 즐기던 원시인이 현대의 아이들을 꽃으로 키워내는 역할을 맡았다. 타임머신이 다 고쳐지는 날에 양복을 벗어두고, 안경과 면도기를 올려두고 원시의 세계로 돌아갈 것이다.
― <시인의 말>
■ 신호현(申浩鉉)
△경기도 이천 출생
△성균관대 교육대학원 국어교육 석사 상명대 교육공학 박사과정 수료
△《교단문학》 신인상 수상
△한국문인협회, 국제PEN한국지부 회원
△한국기독교문학협회 간사. 송파문인 협회 사무차장. 한국대경문학 이사. 종로문인협회 감사
△배화여자중학교 국어교사
△구룡문학상, 강남문학상, 성천문학상, 종로문학상, 독도사랑작품공모 일반부 시부문 최우수상, 용산도서관 창작시 일반부 우수상, 국가보훈처 보훈문예 추모헌시 우수상, 정보통신부 편지쓰기 지도교사상, 서울시교육청 논술지도교사상, 바다사랑실천연합 시낭송 지도교사상 수상
△중학교 논술교과서 『독서와 논술』 『중학 논술』 『스토리텔링 한문 교과서』 등 교재 출간
△시집 『너희가 머물다 떠난 곳에 남겨진 그리움』 『지하철 연가』 『아가야! 사랑해』 『선생님은 너희를 사랑한단다』 『꽃보다 아름다운 꽃』
△통일시집 ‘통일! 너에게로 간다’ 시리즈 (1집)『우리는 바다였노라』 (2집)『통일의 물꼬를 트라』 (3집)『통일이 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