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마악 우수가 지났다 싶었는데 뒤꼍 무논 도랑에서 난데없이 와글대는 개구리 소리….
왠 난리냐 싶어 발소리를 죽이며 다가가 봤더니 글쎄 알록달록 이쁘게 생긴 무당개구들이 우무같이 생긴 보호막 속에 알을 낳아놓고 그걸 지키느라 와글대고 있지 뭐야.
개골개골 개골개골 그 소리 어찌나 반갑고 정겨웠던지 한참이나 귀 기울여 듣던 일이 어저께든가 그저께든가….
이어 겨우내 시린 물속에 발을 담그고 있던 버들가지 눈뜨는 소리를 시작으로 기다렸단 듯 사방에서 마구마구 들려오는 봄소식!
젤 먼저 향 고운 노란 생강나무꽃 그 뒤를 역시나 노란 산수유꽃 화들짝 매화 만개, 개나리, 연분홍 진달래 절로 어우러지고 살구꽃, 앵두꽃, 벚꽃, 오얏꽃, 배꽃, 사과꽃, 라일락, 산작약 차례로 피고 지더니 맨 나중 봄의 끝자락은 산철쭉, 모란이 장식터라.
그 새 중에 풀꽃도 한 몫 할미꽃, 수선화, 복수초, 꽃잔디, 토종흰꽃민들레, 노란민들레, 양지꽃, 뱀딸기꽃, 구슬갓냉이꽃, 제비꽃이 앞 다퉈 피고 지는 모양 어찌 모른 척 그냥 넘길 수 있으리.
올해도 산골 마을의 봄은 온통 꽃들의 세상이라.
이 책이 나오기까지 무언으로 지켜봐준 그대, 융, 은강, 궁 삼남매, 고맙고 또 고마울 뿐이로다.
― <머리말>
■ 김여울
△아동문학평론 동화, 전남일보 신춘문예 소설,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 《문예연구》 수필,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수필, 《아동문예》 동시 당선
△한국문인협회, 장수문인협회 회원
△전북아동문학상, 장수군민의장 문화장, 현대아동문학상, 전북문학상, 한국동화문학상, 공무원문예대전(동시) 우수상 수상
△장편동화 『뚱메골 민들레』 『햇살 언덕의 작은 나무들』
△동화집 『곱사춤과 방아타령』 『선생님과 제과점주인』 외 다수
△소설집 『벽지의 하늘』
△수필집 『어떤 어른이 되어 있을까』 『봄, 그리고 고향』
△동시집 『텃밭에서』
△편저 『창선감의록』(고전) 외 7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