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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가버린 인연의 눈물

침묵의 의미를 웅변과 비교하면서 금과 은으로 비교하기도 한다. 수다와 침묵 사이 침묵이 고요의 옷을 입은 듯 적막하지만, 그 안에 나도 모르는 골격이 있고 시어의 샘 줄기가 솟아오르는 것을 느끼곤 한다. 가정의 달 5월에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이 있고 여래의 탄신 일도 있다. 19년 전 스승의 날을 어김없이 기억하는 것은 남편이 뇌경색으로 쓰러지던 날이라서 잊히지 않는 것인가 보다. 그를 간호하던 16년 동안 스러져가는 남편의 삶을 바라보면서 많이 슬퍼했고, 노예처럼 고달팠다. 흘러가 버린 인연의 눈물은 그를 떠나보내고 혼자 살아가는 허전함과 외로움을 삭히면서 사람의 인연의 실타래를 풀어가는 인생의 노래를 엮었다. 불기 2,565년 신축년 석가 탄신일은 남편이 저세상으로 떠난 지 2..
침묵의 의미를 웅변과 비교하면서 금과 은으로 비교하기도 한다. 수다와 침묵 사이 침묵이 고요의 옷을 입은 듯 적막하지만, 그 안에 나도 모르는 골격이 있고 시어의 샘 줄기가 솟아오르는 것을 느끼곤 한다.
가정의 달 5월에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이 있고 여래의 탄신 일도 있다. 19년 전 스승의 날을 어김없이 기억하는 것은 남편이 뇌경색으로 쓰러지던 날이라서 잊히지 않는 것인가 보다. 그를 간호하던 16년 동안 스러져가는 남편의 삶을 바라보면서 많이 슬퍼했고, 노예처럼 고달팠다. 흘러가 버린 인연의 눈물은 그를 떠나보내고 혼자 살아가는 허전함과 외로움을 삭히면서 사람의 인연의 실타래를 풀어가는 인생의 노래를 엮었다.
불기 2,565년 신축년 석가 탄신일은 남편이 저세상으로 떠난 지 2년 반이 되었다. 부처님께 참배하러 가면서 능인선원 영묘 전에 모셔놓은 시부모님과 남편을 참배했다. 가루가 되어 항아리에 밀봉한 육신의 일부가 벽장 속에 안장된 앞에서 그를 회상하는 것도 짧은 시간이지만, 만감이 교차한다. 그렇게 좋아하던 술을 병들고는 못 마시고 외출도 하지 않고 사회활동은 접은 채로 환자로 살았지만, 남편의 그늘은 그래도 좁지 않았다.
무상한 삶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마음속의 애환이 문자의 옷을 입고 책으로 엮어지면서 치유의 에너지가 되기도 하고 보람으로 내 삶을 채워 주었다. 누구의 인생도 역사가 되지만, 내 삶이 글로 엮어지는 것은 위대한 보람으로 남았다. 나와 처지가 비슷한 사람의 벗이 되는 글이 나오기도 하고 문우들이 생겨서 인생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벌써 산수를 바라보는 황혼에 건강한 것만 고맙게 생각했는데 오른손 가운뎃손가락의 골절로 치료하다가 뼈의 이상을 발견하여 치료 중이다. 몸의 면적으로 볼 때 아주 적은 면적의 손가락인데 너무 불편해지니까 건강하던 평범한 일상이 기적이며 고마운 것임을 알겠다.
컴퓨터 작업하기도 불편한데 며칠 있으면 병원 예약일인데 수술을 하게 될지 지금은 모른다. 의학의 발전의 수혜자로 치료가 잘 되리라 믿는다. 병이란 인생의 친구와도 같지만, 되도록 먼 친구이길 바란다. 흘러가 버린 인연도 처음에는 싱그러웠지만, 시간의 흐름 속에 변하면서 남편이었던 그 사람도 다만 침묵으로 나를 대하니 얼마나 허무한가. 내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은 늘 뇌리에서 떠나지 않기 때문에 언젠가는 그의 곁에 가는 자리는 이미 마련되었는데 그곳에 가기는 싫다.
나의 삶이 이 세상에 있는 동안에 내가 노래한 시가 ‘누군가에게 영감을 불러오고 친구가 되면 좋겠다.’라는 바램은 늘 마찬가지다.
― <머리말>
●  초연 김은자
△동국대 행정대학원 졸업(석사)
△《에세이포레⟫수필, 《문예춘추》 시 등단
△문고목문학회 회장. 종로포엠문학회 회장. 문예춘추문인협회 부회장. 강남포에트리문학회 부회장
△한국문인협회 회원. 역옹인문학당 부학장
△한국전자문학상, 문예춘추수필문학상, 빅톨위고문학상 금상, 현대문학100주년기념문학상, 21세기뉴코리아문학상 최고상, 한국전자저술상, 역옹인문학상, 박경리추모문학상, 석좌시인금관장장, 대한민국서예대전 입선. 세계서법문화대전 동상, 금파미술대전 특선, 앙데팡당아트프라이즈전시회 동상 수상.
△시집 『불꽃은 영원하리』 등 16권
△수필집 『내 귀에 말 걸기』 등 20권
△소설 『어진 땅의 소리 결』 등 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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