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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아프게 한 만큼

신축년 초겨울은 코로나 19의 위세로 체감온도가 다른 해보다 더 서럽고 춥게 느껴진다. 전염성 때문에 운동하러 나가는 것도 경계하는 메시지의 주의사항을 준수하는 일과에 게으름이 더하여 집에서 걷기운동으로 때우다가 모처럼 성북천을 걷는다. 눈이 온 뒤에 보통 인도는 눈을 모아놓은 무더기가 얼굴에 생겨난 기미같이 군데군데 있지만, 산책길은 폐타이어로 만든 포장 카페트를 깔아서 부드럽고 누군가의 비질이 지나갔는지 깨끗해서 걷기에 좋다. 날씨가 영하15도 정도라서 개울 물이 얼어서 눈이 쌓인 강둑과 개울 가장자리가 겨울다운 풍경이다. 물은 얼음 속에서도 흐르고 햇볕이 잘 드는 곳은 얼음이 녹았는지 물줄기가 눈에 들어온다. 두 마리의 오리 부부가 물속에서 웅크리고 물 흐르는 윗부분의 해를 향해 있어서 ..
신축년 초겨울은 코로나 19의 위세로 체감온도가 다른 해보다 더 서럽고 춥게 느껴진다.
전염성 때문에 운동하러 나가는 것도 경계하는 메시지의 주의사항을 준수하는 일과에 게으름이 더하여 집에서 걷기운동으로 때우다가 모처럼 성북천을 걷는다. 눈이 온 뒤에 보통 인도는 눈을 모아놓은 무더기가 얼굴에 생겨난 기미같이 군데군데 있지만, 산책길은 폐타이어로 만든 포장 카페트를 깔아서 부드럽고 누군가의 비질이 지나갔는지 깨끗해서 걷기에 좋다.
날씨가 영하15도 정도라서 개울 물이 얼어서 눈이 쌓인 강둑과 개울 가장자리가 겨울다운 풍경이다. 물은 얼음 속에서도 흐르고 햇볕이 잘 드는 곳은 얼음이 녹았는지 물줄기가 눈에 들어온다. 두 마리의 오리 부부가 물속에서 웅크리고 물 흐르는 윗부분의 해를 향해 있어서 바위인 줄 알고 있다가 생존의 치열함을 느끼며 사진으로 담았다. 별안간 꽥꽥하는 소리가 나서 두리번거리던 나는 세 마리의 물오리가 물길을 거슬러 헤엄을 치는데 제일 앞에 가는 오리를 뒤에 가던 오리가 쪼아댄다. 도망을 가던 오리는 저만치 날아올라 사이를 두고 계속 헤엄을 치는데 여름에도 늘 산책을 하다가 그런 비슷한 모습을 보고서 삼각관계인가 상상했다. 사람이건 동물이건 삼각관계는 인연의 끈이 고달프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도 어쩔 수 없이 서로 상처를 주고받고 사는 것일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면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는 것이 ‘인과의 도리’라고 여기게 된다. 윤회의 작동원리인 인과응보는 악한 행위는 업보가 되어 윤회의 고리를 만들고, 인간은 전생에서 지은 죄에 따라 내생의 삶의 모습이 결정되는데 이것이 곧 인과응보의 논리이다. 반면에 현생에서 덕을 쌓으면 그 또한 인과응보에 따라 해탈에 이를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삶을 경영함에 욕망의 절제함과 동시에 늘 선한 업을 짓도록 가르치고 또한 자기 수행이 게으르지 않기를 가르치는 것이 불교 윤리의 기본이 되는 사상이라고 볼 수 있다. 세상 살기 속에서 누군가에게 돈도 떼이고 배신도 당하는 사기도 맞으면서 병도 걸리는 순간 ‘나는 왜 이렇게 고난이 많은가.’라고 생각할 때 정답이 인과의 도리에 귀결된다. 그러구러 아프게 한 만큼 서로 주고받는다면, 이런 진리를 무명이란 어리석음에서 벗어난다면, 세상은 아름다워지리라 생각한다. 크게 쓰실 재목에게 용광로에 넣어 다듬듯이 고난을 주는 어린 시절의 성장 과정도 여러 곳에서 보게 된다.
공덕의 밭은 가는 방법은 사람의 숫자만큼 많으리라 여기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글쓰기와 그림 그리는 것을 생각하면서 <날 아프게 한 만큼>이란 글을 엮는다.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상을 아우르며 인과응보 진리를 터득하면서 성불의 그 날까지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는 창작을 하려 한다. 하얀 보자기에 선물을 싸서 선물했어도 분홍 보자기에 선물을 꼭 그 사람에게 받는 것이라고 여길 수 없는 질량 불변의 법칙이 몇 배가 되어 돌아온다. 마치 한 알의 공덕의 씨앗을 심었는데 몇 배로 불어나는 법칙으로 글쓰기의 보람이 간직되길 빌면서 말이다. 영원의 길목에 언제나 내 영혼의 귀한 씨앗이 파종되는 글쓰기의 위대성을 찬탄하며 누군가의 벗이 되어 치유의 에너지가 되기를 빈다.
― <머리말>
●  초연 김은자
△동국대 행정대학원 졸업(석사)
△《에세이포레⟫수필, 《문예춘추》 시 등단
△문고목문학회 회장. 종로포엠문학회 회장. 문예춘추문인협회 부회장. 강남포에트리문학회 부회장
△한국문인협회 회원. 역옹인문학당 부학장
△한국전자문학상, 문예춘추수필문학상, 빅톨위고문학상 금상, 현대문학100주년기념문학상, 21세기뉴코리아문학상 최고상, 한국전자저술상, 역옹인문학상, 박경리추모문학상, 석좌시인금관장장, 대한민국서예대전 입선. 세계서법문화대전 동상, 금파미술대전 특선, 앙데팡당아트프라이즈전시회 동상 수상.
△시집 『불꽃은 영원하리』 등 16권
△수필집 『내 귀에 말 걸기』 등 20권
△소설 『어진 땅의 소리 결』 등 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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