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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천 강에 쉬는 달

유학 시절에 고향에 계신 어머니 그리며 바라보던 달은 “교토의 달”이라는 시를 낳았다. 이제 황혼 녘에 홀로 되어 바라보는 달의 정취는 삶의 길목마다 달라지는 달의 크기와 의미가 달라진다. 누구나 가슴에 품고 사는 기다림과 그리움은 달을 안고 살면서 추억과 시가 되고 수필이 되며 소설이 되지 않을까. 한 달의 날짜의 흐름을 초승달 하현달 보름달 상현달 그믐달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마음의 정서도 함께하면서 변해가는 달의 형상은 인생의 이야기를 골고루 담고 있다. 월하미인(月下美人)이란 말이 생겼듯이 은은히 드러내는 여백이 있어서 특히 여성을 상징하는 음의 에너지를 잘 나타냈다. 어둠이 찾아와야 더 밝게 보이는 달빛은 낮에 하늘에 걸려있는 낯 달과는 선연히 다르다. 경포대의 다섯 개의 달은 하늘의 달, ..
유학 시절에 고향에 계신 어머니 그리며 바라보던 달은 “교토의 달”이라는 시를 낳았다. 이제 황혼 녘에 홀로 되어 바라보는 달의 정취는 삶의 길목마다 달라지는 달의 크기와 의미가 달라진다. 누구나 가슴에 품고 사는 기다림과 그리움은 달을 안고 살면서 추억과 시가 되고 수필이 되며 소설이 되지 않을까.
한 달의 날짜의 흐름을 초승달 하현달 보름달 상현달 그믐달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마음의 정서도 함께하면서 변해가는 달의 형상은 인생의 이야기를 골고루 담고 있다. 월하미인(月下美人)이란 말이 생겼듯이 은은히 드러내는 여백이 있어서 특히 여성을 상징하는 음의 에너지를 잘 나타냈다. 어둠이 찾아와야 더 밝게 보이는 달빛은 낮에 하늘에 걸려있는 낯 달과는 선연히 다르다. 경포대의 다섯 개의 달은 하늘의 달, 바다의 달, 호수의 달, 술잔의 달, 임의 눈동자의 달이라 했지만, 일천 강에 달이 뜨는 것은 세상에 살아가는 여인의 마음에 뜨는 달이려니 기다림과 그리움이 얼마나 묻어 있을까. 모자라는 것을 채우고 가득 차면 덜어내는 시간의 반추가 여인의 일생에 꽃과 열매로 이어지는 생명의 리듬을 갖춘다. 일천 강에 띄울 수 있는 달의 마음을 쉰다는 말의 의미는 세상을 이겨내는 외로운 여인의 번뇌를 쉬는 적정의 순간이 되리라. 꽃이 마른 세월에 열매를 얻은 삶은 그래도 축복이라 여기며 가을의 메마름은 삶에 흐르던 윤기를 거두어 가며 가을 타는 사람의 외로움을 심화시킨다.
짝수 층 만 가는 승강기 타고 홀수 층에 가려면 한층 아래서 올라갈까, 위에서 내려갈까 망설이는 순간 자연스럽게 한 층 올라가는 층에서 내리는 것도 세월이 만든 사위어가는 몸의 부실함이려니, 나이 들어 그러려니 하면서 살아가는 의연함이 일천 강에 달을 띄우다가 쉬게 하며 마음을 뒤져본다. 코로나 19로 불편해진 생활 반경에 노트북을 들고 창경궁에 와서 툇마루가 있는 조용한 명통전에서 글을 쓰는 낭만도 나만이 누릴 수 있는 여유가 아닐까. 오늘도 나의 책을 읽어주는 독자들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유한한 내 삶 속에서 쓸모있는 작업이 되어 누군가의 위로가 되는 것이 생의 보람이며 기쁨이다. 살아있음에 고맙고 집필을 한다는 것에 뿌듯한 노년은 감히 아름답다고 위로한다.
― <머리말>
●  초연 김은자
△동국대 행정대학원 졸업(석사)
△《에세이포레⟫수필, 《문예춘추》 시 등단
△문고목문학회 회장. 종로포엠문학회 회장. 문예춘추문인협회 부회장. 강남포에트리문학회 부회장
△한국문인협회 회원. 역옹인문학당 부학장
△한국전자문학상, 문예춘추수필문학상, 빅톨위고문학상 금상, 현대문학100주년기념문학상, 21세기뉴코리아문학상 최고상, 한국전자저술상, 역옹인문학상, 박경리추모문학상, 석좌시인금관장장, 대한민국서예대전 입선. 세계서법문화대전 동상, 금파미술대전 특선, 앙데팡당아트프라이즈전시회 동상 수상.
△시집 『불꽃은 영원하리』 등 16권
△수필집 『내 귀에 말 걸기』 등 20권
△소설 『어진 땅의 소리 결』 등 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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