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르포는 문학적 접근의 진부한 논쟁을 떠나 무엇보다 우리 역사의 터전과 그 뿌리를 밝히는 마중물이며, 서랍 속에 쌓아놓은 풍성한 문학의 소재를 토산물로써는 어떻게 다룰 것인가도 고민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때로는 최 시인이 부럽다는 생각도 든다.
나는 일전에 터키와 이스라엘 등 서아시아 지역에 여행을 다녀오면서 흑해와 지중해를 꿈꾸었다. 해상과 초원 실크로드를 눈으로 보았던 곳이 기억에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기록으로 남아있는 사실을 찾아내어 새롭게 해석하는 것은 바로 우리의 오랜 기억을 되살려서 형상화 하는 일이 문학적으로 다룰 사명이다.
최 시인의 이번의 글이 일반 수필로서는 무거울 수밖에 없고, 르포의 형식을 빌은 글이지만, 충분히 읽을 만한 가치가 있고, 이 글들이 모두 사실일진대 너무나 충격적인 파천황적 발표에 범인의 생각으로는 할 말을 잊을 따름이다. 그래서 최 시인이 우리 역사의 진실을 밝히고 문학으로 승화시키며 먼저 매맞고 나가는 용기에 감탄하며, 앞으로 우리 한국 문학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해주길 기대해마지 않는다.
― 강수찬(수필가. 진해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회장), <축사> 중에서
만약 어느 날 갑자기 누군가 도깨비방망이를 던져주어 받아 휘두를 사건, 그런 행운이 내게 일어난다면 나는 어떻게 처신할까? 이런 일이 과거에, 그것도 1890년을 전후(±50년 정도)하여, 내게 있었다면 나는 어떻게 했을까? 족보를 넘겨받고, 가통과 함께 문집과 권력과 명예를 한꺼번에 걸머진 도깨비방망이는 절대적으로 나의 것이고, 내가 휘두른 대로 나의 력사는 그렇게 이루어졌을 것이다. 여기에 력사의 비밀이 있다. 세상에 비밀은 없으며, 그 흔적으로 진실은 밝혀진다.
원천적으로 조선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세계사까지 언어를 비롯한 생활문화를 비교하고, 신토불이의 토산물을 밝힘으로써 동물과 식물의 자연스런 이동과 이주의 가능성과 불가능성을 새롭게 인식하며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기초 연구를 바탕으로 논문의 발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래서 르포의 형식을 빌어서 이렇게 글월을 엮어보았다. 무엇보다 쉽게 조선사의 수많은 의문점과 걸림돌을 하나하나 걷어내야 하겠고, 수수께끼 같은 전설과 설화는 력사적 사실로 풀어내야 할 것이다. 오늘도 진해 앞바다를 내려다보는 천자봉 중턱의 산책길에 나서며 곰곰이 조선의 뿌리를 생각한다.
한반도에서 내륙에 바닷물고기라든지, 서해에 나지 않는 바닷물고기가 버젓하게 토산물로 등장하게 되는 일을 우리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런 문제를 처음 다룬 마중물『토산물로 본 조선』에 이어서 이제『토산물의 언덕에 서면 비밀이 솔솔』에서 숱한 비밀이 쏟아지면서 조선이 전혀 새롭게 보일을 것이라 생각하며, 독자들의 따가운 질책을 또 감내하고자 한다. 그 반대급부로 그 동안 찝찔하고 찜찜하던 우리의 정체성에서는 앞으로 자존심을 한층 새롭게 드높이고, 세계를 보는 안목이 달라질 것을 기대해본다.
― 최두환, 서문 <마중물을 비로소 맛보며> 중에서
■ 최두환 시인
△ 경남 창원 출생(1947)
△ 마산고, 해군사관학교, 경남대 대학원(경영학박사), 경상대 대학원(동양사 문학박사)
△ 《한맥문학》 시 등단
△ 한국저작권협회, 한맥문학, 한국문학방송, 한국현대시문학연구소, 문학세계, 작은문학, 진해문인협회 회원
△ 백상출판문화상, 충무공선양대상, 충무공 리순신 대상 단체상, 대통령표창 수상. 보국훈장 삼일장 수훈
△ 시집 『서사시, 성웅 그리고 인간 충무공 리순신』, 『7년만의 사랑』, 『목련의 옛사랑』 외 다수
△ 저서 『새 번역 난중일기』, 『새 번역 초서체 난중일기』, 『완역 임진장초』, 『리더십의 발견 충무공 리순신의 휫손』, 『강강수월래 연구』, 『충무공 리순신』, 『충무공 리순신 전집』, 『충무공 리순신, 대한민국에 告함』 외 저서 및 논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