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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네 고개 수수께끼

허허, 열일곱 번째 시집이다. 시밖에 모른다는 시인의 60권도 더 되는 시집을 펴낸 그 사람과는 비할 바 없이 초라한 수준이지만, 과작을 자랑하며 평생 1권뿐인 시인에 비하면 그래도 다작이다. 어쨌건 마음이 가는 길에 서서 꾸준히 펴내려고 생각을 다그쳐봤다. 마음을 채찍질하면 잡히는 게 거의 없다. 그 매에 시달려 빨리 지나가야 하기 때문인가 싶다. 그래서 조금 고삐를 늦추며 세상을 들여다보았다. 위대하고 아름다운 세상에 무서운 칼질로 생채기가 많이 나서 제대로 남아있는 것이 없음을 보았다. 눈물이 나고, 콧물이 흐르며, 머리에 쥐가 나고, 가슴이 찢어져서 아름다운 시를 쓸 수가 없다. 사물을 보는 대로, 보이는 대로 이미지화니 직유법이니 은유법이니 반어법이니 수사할 겨를이 없다. 그..
허허, 열일곱 번째 시집이다.
시밖에 모른다는 시인의 60권도 더 되는 시집을 펴낸 그 사람과는 비할 바 없이 초라한 수준이지만, 과작을 자랑하며 평생 1권뿐인 시인에 비하면 그래도 다작이다. 어쨌건 마음이 가는 길에 서서 꾸준히 펴내려고 생각을 다그쳐봤다.
마음을 채찍질하면 잡히는 게 거의 없다. 그 매에 시달려 빨리 지나가야 하기 때문인가 싶다. 그래서 조금 고삐를 늦추며 세상을 들여다보았다. 위대하고 아름다운 세상에 무서운 칼질로 생채기가 많이 나서 제대로 남아있는 것이 없음을 보았다.
눈물이 나고, 콧물이 흐르며, 머리에 쥐가 나고, 가슴이 찢어져서 아름다운 시를 쓸 수가 없다. 사물을 보는 대로, 보이는 대로 이미지화니 직유법이니 은유법이니 반어법이니 수사할 겨를이 없다. 그래서 시의 가장 특징적 화법을 모시기보다는 사실을 꼬집어 보여드리지 않을 수 없어 열두 고개보다 더 흥미로운 스무네 고개 수수께끼로 물어본다. 그 끝은 무엇일까?
지난 열다섯 번째의 시집 『작은 별, 작은 꿈 하나』와 열여섯 번째의 시집 『세상을 바꾸는 한 줄』를 보았다면 벌써 눈치를 챘을 것이다.
나는 우리 강산을 노래하고 싶다. 오래된 곳이면 더 정겨울 것이다. 나라가 없으면 나도 없고, 시도 없다. 물론 시뿐이겠는가만, 어떤 존재를 위해서라도 나의 정체와 나라의 정체를 떠나서 읊는 시는 속 빈 헛말이고, 찾는 진실은 허사일 뿐이다. 헛것을 보고도 웃고만 있을 수는 없다. 아직은 잘 알 수 없는 누군가의 보이지 않는 손을 거친 진주가 진흙탕에 빠져 드러나지 않아 이를 집어내고, 파내고, 들어내고, 드러내어야겠다는 생각이 앞섰다. 우물 속에 사는 개구리를 위하여 우물 밖 세상의 이야기를 들려주어야겠다.
― <머리말>
■ 최두환
△ 경남 창원 출생(1947)
△ 마산고, 해군사관학교, 경남대 대학원(경영학박사), 경상대 대학원(동양사 문학박사)
△ 《한맥문학》 시 등단
△ 한국저작권협회, 한맥문학, 한국문학방송, 한국현대시문학연구소, 문학세계, 작은문학, 진해문인협회 회원
△ 백상출판문화상, 충무공선양대상, 충무공 리순신 대상 단체상, 대통령표창 수상. 보국훈장 삼일장 수훈
△ 시집 『서사시, 성웅 그리고 인간 충무공 리순신』, 『7년만의 사랑』, 『목련의 옛사랑』 외 다수
△ 저서 『새 번역 난중일기』, 『새 번역 초서체 난중일기』, 『완역 임진장초』, 『리더십의 발견 충무공 리순신의 휫손』, 『강강수월래 연구』, 『충무공 리순신』, 『충무공 리순신 전집』, 『충무공 리순신, 대한민국에 告함』 외 저서 및 논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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