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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자의 노래

전 영원한 19세 문학소녀이고 싶습니다. 어느 분에게 보낸 젊은 날의 제 글 중의 한 구절입니다. 그리고 수많은 세월이 흘렀군요. 혹시 제 영혼도 체형관리가 부족해 중증 비만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1%의 이윤을 위해. 1평의 영토 확장을 위해. 1원의 수입을 위해. 광장(廣場)으로 나가고 싶은 저의 이 치졸한 욕구도 기실 알고 보면 말입니다. 사실은 주님을 포장한 채 나를 상품화하려는 발상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하수구에도 맑은 물이 흐르듯 저의 정신의 강(江) 속엔 한줄기 탁류를 거슬러 올라가려는 용트림이 있음을 저는 분명히 압니다. 1979년 1월에 완성된 <울타리>는 끝내 햇빛 보지 못하고 트렁크 속으로 들어갑니다. 현역공무원의 아내란 신분의 제약이 그 암울한 시기에 이중의 감옥을 만들었습니다..
전 영원한 19세 문학소녀이고 싶습니다. 어느 분에게 보낸 젊은 날의 제 글 중의 한 구절입니다. 그리고 수많은 세월이 흘렀군요. 혹시 제 영혼도 체형관리가 부족해 중증 비만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1%의 이윤을 위해.
1평의 영토 확장을 위해.
1원의 수입을 위해.
광장(廣場)으로 나가고 싶은 저의 이 치졸한 욕구도 기실 알고 보면 말입니다. 사실은 주님을 포장한 채 나를 상품화하려는 발상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하수구에도 맑은 물이 흐르듯 저의 정신의 강(江) 속엔 한줄기 탁류를 거슬러 올라가려는 용트림이 있음을 저는 분명히 압니다.
1979년 1월에 완성된 <울타리>는 끝내 햇빛 보지 못하고 트렁크 속으로 들어갑니다. 현역공무원의 아내란 신분의 제약이 그 암울한 시기에 이중의 감옥을 만들었습니다. 생존권을 박탈당할지 모른다는 어떤 강박관념이 그 시대를 산 저만의 과민 반응일까요? 86년 일신상의 이유로 남편이 사표를 쓰고 87년 민주화는 되었지만 거듭된 나의 신산(辛酸)의 세월이 나를 움츠리게 했죠. 침묵도 또 하나의 고통스러운 표현이 아닐는지…….

이제 전 하몬드 오르간 소리가 울려 퍼지는 성전 문을 나와 고단한 생활의 장(場)으로 갑니다. 좌판과 종이상자가 널려진 시장. 온갖 악다구니와 욕설이 난무하는 저 거리로 사농공상(士農工商)이라고 백 년 전만 해도 거들떠보지도 않던 장사치. 시장통에도 그렇게 대졸이 깔렸는지. 참 학력 인플레라더니 보통학교 졸업장으로 읍 면서기 하던 그 시절은 단군 시대쯤으로 착각이 듭니다.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일신상의 이유로 한동안 펜을 들지 못했습니다. 다시 보니 부족한 부분도 다소 있고 하여 다시 고쳐 여러분에게 갑니다.
저로 인해 불편한 가족과 친척들에게 미안하고 또 미안합니다. 많은 부분이 사실에 기초하지만, 수기는 아닙니다. 독자들의 흥미를 위하여 소설적 구성을 했음을 밝힙니다. 첨삭과 수정이 이루어졌으며 그냥 소설로 읽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 <머리말>
■ 이영숙
△강원도 영월 출생
△《한국소설》, 《한빛문학》 등에 단편소설 발표
△한국소설가협회, 한국문예학술저작권협회, 한국문인협회, 부산문인협회 회원
△소설집 『68』
△중편소설 『순례자의 노래』
△장편소설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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