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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전화

시집 제목을 『꽃길전화』라 하였습니다. 우리말의 아름다움에 취하여 이제껏 시를 짓고 앞으로도 우리 시어의 관심은 계속 될 것입니다. 제가 이토록 우리말을 좋아하는 이유는 처음에는 아름다운 환경에서 자란 탓 곧 사과밭 속의 집에서 자란 탓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보이는 것마다 절경이요 보이는 것마다 철마다 아름답게 피고 지며 사과 알이 커가는 풍경을 바라보며 자랐습니다. 사과밭 중에 자리 잡은 이층집은 눈앞에 바라보이는 시냇가의 용두봉의 소나무를 바라보는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눈앞에 드러나는 우리 집의 논에서는 철마다 벼이삭과 가을이면 누우런 들판이 펼쳐졌습니다. 논에서는 벼가 심어지면서부터 새벽이면 질소비료이슬이 내리고 낮에는 눈이 아리도록 햇볕이 쨍쨍 내려 쪼이는 논바닥에서 자라는 벼이삭이 그리고 ..
시집 제목을 『꽃길전화』라 하였습니다. 우리말의 아름다움에 취하여 이제껏 시를 짓고 앞으로도 우리 시어의 관심은 계속 될 것입니다.
제가 이토록 우리말을 좋아하는 이유는 처음에는 아름다운 환경에서 자란 탓 곧 사과밭 속의 집에서 자란 탓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보이는 것마다 절경이요 보이는 것마다 철마다 아름답게 피고 지며 사과 알이 커가는 풍경을 바라보며 자랐습니다. 사과밭 중에 자리 잡은 이층집은 눈앞에 바라보이는 시냇가의 용두봉의 소나무를 바라보는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눈앞에 드러나는 우리 집의 논에서는 철마다 벼이삭과 가을이면 누우런 들판이 펼쳐졌습니다. 논에서는 벼가 심어지면서부터 새벽이면 질소비료이슬이 내리고 낮에는 눈이 아리도록 햇볕이 쨍쨍 내려 쪼이는 논바닥에서 자라는 벼이삭이 그리고 익어갈 때쯤이면 메뚜기들이 그 누우런 벼들 위로 톡톡 튀었습니다. 그리고 가을 사과밭 바로 옆 우리 논에서 드디어는 고개를 숙이는 겸손을 보았습니다. (중략)
우리말은 우리 곧 지금의 대한민국 백성만 사용한 것이 아니라 오오래 역사를 살펴보는 그 옛날 옛날에는 전 세계의 반을 차지는 우리 아아주 오랜 조상들이 살 던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증거들이 여러 곳곳에서 나타납니다. 그래서 히브리어에서 사랑이라는 말은 아파라는 말이 있고 우리들도 누구를 많이 사랑하는 사람은 그 사람을 향한 아파하는 마음이 있는 것입니다. 흙은 히브리어로 아파르입니다. 아픔으로 가는 길입니다. 아주아주 사랑하는 일은 나의 마음이 아픈 상태인 것입니다. 상대방을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그 깊이가 아픈 상태까지 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인류의 역사는 위대합니다. 목숨 바쳐 아파하며 사랑한 삶이 정말 멋있고 그리고 가치 있는 일입니다. 그냥 슬슬 넘기는 일이 아니라 진정 아파하고 온 나날의 일정을 온통 사랑하는 일로 넘어지고 엎어져서 보낼 수 있는 사랑이 나는 좋습니다.
사랑이 있는 사람은 절망하지 않습니다. 일어섭니다. 일곱 번 넘어져도 일곱 번 일어나 다시 일어 나 섭니다. 그 힘은 바로 아름다운 자연에서도 알려 줍니다. 산 좋고 물 맑은 일은 아직도 우리나라 곳곳의 깊숙한 자연에서 어디에든 살아 있습니다. 이 보배를 찾는 이에게는 아직도 선물로 주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말을 좋아합니다. 더욱 놀라운 일은 저의 전공방법으로 인하여 지금 우리가 쓰는 말이 다른 나라 언어에서도 발음으로 드러나는 일입니다. 이토록 세계 곳곳에 흩어져 나타나는 일을 발견함에 마음과 몸이 전율하도록 놀라게 됩니다. 우리가 지금도 쓰고 있는 말들이 발견되는 점입니다.
― <시인의 말> 중에서
■ 이영지
△경북 영주 출생
△서울문리사범대 국어과, 명지대 대학원 국문과(문학박사). 서울기독대학원(철학박사)
△서울기독대학원 학술원 강의, 명지대 사회교육원 문예창작과 주임교수 역임
△《시조문학》에서 시조, 《창조문학》에서 시 등단
△《창조문학》편집부국장. 《말씀과 문학》 편집국장. 한국창조문학가협회 사무국장
△한국시조시인협회, 한국문인협회 회원
△영예문학교회 담임목사(자비량교회운영)
△한국창조문학대상, 추강시조문학상 수상
△시집 『하오의 벨소리』, 『행복의 순위』 외 다수
△이론서 『한국시조문학론』, 『이상 시(李箱 詩) 연구』, 『시조창작 리듬 론』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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