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글 꼭지를 보면 조금 새로운 시각으로 시선을 끄는 것도 있을 것이고, 지난 얘기들을 새삼 들먹이는 것도 있고, 뒷북치는 것도 있을 것이다. 필자 혼자 생각하기에는 좀 아쉬운 것들이기 때문에 같이 생각해 보자고 책으로 엮은 것이다.
이런 주제에 알 맞는 말은 아마도 ‘안물안궁’이란 신조어일 것이다. ‘안물안궁’이란 (안 물어보고)+(안 궁금하다)의 합성어다. ‘듣기 싫다’는 얘기도 되고, ‘아무 말도 하지 마라’는 말도 된다. ‘시끄럽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라’, 심하게 하면 ‘헛소리 하지 마라’, ‘잠꼬대 하네’라고 들리기도 한다. 더 나가면 ‘상대방 듣기 싫어하는데도 자기 얘기만 한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일을 한다.’라는 뜻이다. 이 책의 글 꼭지에는 아마 ‘안물안궁’인 것들이 있을 것이다.
자료를 뒤적이다 보니 잘못 알았던 것이 참 많다. 우민화 시각으로 의도적이었던 것도 있었고, 맹목적으로 믿었던 것들도 많다. 우민화의 떡밥이었던 것도 모르고 세칭 틀딱 꼰대들은 지금까지도 빛바랜 주술처럼 되 뇌이기에 젊은 세대들의 조롱거리가 된 것도 있다. 그래서 여기서는 ‘안물안궁’일지라도 우민화의 떡밥이고, ‘답이 없다’는 노답 꼰대들의 타령이 된 것도 살펴보고 싶었다.
필자는 평생 강단에서 강의하면서 잘 모르면서 지식이라고 소개한 것들을 생각하면 창피한 것이 많다. 당시의 한정된 정보와 미진한 공부에서 비롯된 착오이었다. 지금이라도 제대로 알고 나니 다행이고 그저 자책이 앞설 뿐이다. 아마 아직도 그러한 잘못된 상식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식자들도 많을 것이다. 물론 이 책에서 얘기하는 것들이 다 맞고 옳다는 얘기가 아니다. 틀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같이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틀린 것을 고쳐야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래서 비록 ‘안물안궁’일지라도 필자와 함께 공유하고 싶은 생각에서 엮어 놓은 것도 있다.
이 책은 다섯 부문으로 나뉘었다. 맨 먼저 한강의 기적, 라인강의 기적에서는 이미 현실이 되어있는데도 우리가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것들을 생각했다. 스스로는 못마땅하게 생각해도 타자가 부러워하는 것도 있고, 지나치게 자랑하여 진부한 타령이 된 것도 생각해 보았다. 이어서 기억의 소환에서는 지난날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의 허실을 되짚어 새김질하였다. 셋째 부분 우리말 톺하기 부문에서는 우리말 성찰에서 확실치 않은 것들을 나름대로 유추해 보았다. 넷째 부분 상식 옹글이기에서는 알고 있다고 넘어갈 수 있는 것을 확실하게 짚어 보았다. 마지막 부분, 삶의 빗대기에서는 우리의 생활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자연현상과 사회현상에 빗대어 생각한 것들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새롭게 느끼는 것도 있을 것이고, 바로 잡아야 할 것도 있고, 필자와 생각을 달리하거나 동감하는 것이 섞이어 있을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같이 생각해보자는 뜻에서 기록한 것이다.
― <머리말> 중에서
■ 심의섭
△충남 홍성 출생(1944)
△금당초, 홍성중, 보성고, 고려대, 건국대, 미국 콜로라도대, 인디애나대, 코네티컷대 수학
△KDI 등 연구기관 근무후 명지대 경제학과 정년퇴임. 현재 명예교수
△중국, 몽골, 아프리카(남아공) 등 대학에서 강의. 현재 몽골 에투겐대 석좌교수
△중동, 아프리카, 동북아, 중앙아시아 등 국제지역경제를 주로 연구하였고 다양한 관련학계에서 학회장 역임. 해당지역에 대한 국제학술활동을 선도적으로 추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금강산사랑운동, 남북경제협력, 통일운동 등 NGO 활동. 외교통상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통일교육 등 정부와 사회관련 부문에서 정책자문·사회교육
△학술저서 100여 권. 학술논문 300여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