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삶이란 긴 여정에서 많은 인연과 만나고 헤어지게 된다. 그 나름의 이유로 꾸준히 긴 세월을 함께하는 인연은 가끔 틈이 나면 목소리라도 주고받으며 근황을 알리는데 일찌감치 헤어진 인연은 존재감조차 기억 저편으로 지워지고 만다.
그러다 어느 순간 문득 떠오르는 한마디의 말이 생각나 흘러간 기억 속에서 마치 컴퓨터의 엔터 키를 눌러서 답을 얻듯이 회상하여 웃음 짓기도 하고 더러는 풀지 못한 오해를 서운함으로 그대로 남겨두고 살아가고 있다. 그 모두가 결국은 각자에게 다가온 인연과의 조화 관계로 어떻게 잘 만나고 잘 헤어지느냐란 難題(난제)인 것 같다.
물론 그 대상은 꼭 인간만이 아니라 일상에서 접하게 되는 모든 사물이 포함된다. 최근에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COVID-19와 인류의 만남이 심상치 않다. 미세하게 작은 바이러스 앞에서 몇천만 배 큰 덩치의 인간들이 아연실색 흔들리고 있다. 인간들이 감히 하지 못했던 국가 간의 전투 중지, 유류가격 인하, 세금면제, 등 어려운 일들을 빠르게 제압시키고 있다. 이제 그동안 흥청망청하며 나돌아 만나고 무엇이든 귀한 줄 모르고 낭비하여 써버린 죄에 대하여 하늘의 엄중한 질책이 아닐까?, 우리에게 스스로 반성할 수 있는 참회의 기회를 주려는 것은 아닐까?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이쯤에서 우리는 밖으로만 나돌던 마음을 추슬러 주변과의 불필요한 만남은 자제하고 거리 두기를 하며 차분히 다시 긴 내면으로 들어가서 자신을 깊이 돌아보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다가올 난국을 헤쳐나갈 지혜를 생각하며 바이러스가 인류에게 일깨움만 주고 조용히 지나가기를 빌어 본다.
아울러 나의 시집 ’사랑채 情景‘도 제목에서 주는 의미는 지금의 힘든 세상에서 시집과 인연이 된 독자들의 마음에 황금들판 하나 들여놓고 잠시라도 따뜻하고 풍부한 情이 머무는 쉼터의 역할을 하고 싶은 바람이다 그 뜻이 이루어졌으면 기쁘겠다.
― 머리말(시인의 말)
■ 김국이
△경희대학교 일반대학원 국문학과 졸업
△《문예비젼》(현 진실한사람들) 등단(2003)
△미리내수필문학회, 경희문학회, 안양화요문학회, 불교문인회 회원
△한국사랑N 기자. 충북청원사랑N 대표
△문집 『블로그에서』
△시집 『고청(古靑)빛 인연』 『사랑채 정경(情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