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노동을 돈 사서 살코기 한 근 받아들고 돌아간다.
저녁놀 붉게 타던 자리에 어느새 눈썹달 나와 섰는
산등성이 고개마루 올라서면 하나 둘 불이 켜지는 동네
사립문 밀고 들어가면 이젠 아버지 어머니도 안 계시고
보듬어 따뜻이 맞아주는 사람 하나 없는 텅 빈 저녁
검은 비닐봉지 달에 걸어놓고 까마귀 목놓아 울고 있다.
― 본문 시 <달과 까마귀> 전문
■ 김석규
△경남 함양 출생
△부산사대, 부산대 교육대학원 졸업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1965). 《현대문학》 등단
△경남교육청 장학사, 중·고교 교장, 울산광역시교육청 장학관, 교육국장 등 역임
△경남도문화상, 현대문학상, 윤동주문학상, 부산시문화상, 한국시학상 등 수상. 황조근정훈장 수훈
△시집 『풀잎』, 『먼 그대에게』, 『햇빛 탁발』, 『새벽의 시』 외 41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