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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달

나는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시골에서 자연과 더불어 자랐다. 늘 거대한 자연을 바라보면서 누가 간섭하지 않아도 순리를 찾아서 순리대로 돌아가는 자연의 수레바퀴를 보았다 매년 삼월이면 우리 집 뒤에 있는 작은 텃밭의 낮은 울타리에 쪼그리고 앉아서 우는 참새 소리를 들었다. 아! 나의 봄인가 싶어서 자꾸만 자신의 뒤를 돌아보았다. 사람이 산다는 것은, 관계하는 일이다. 때로는 사랑하고 또 때로는 분노도 하고 그토록 힘들게 부대끼는 삶의 연속이다. 나는 가을걷이가 다 끝난 들녘으로 나가곤 했었다. 숨 가쁘게 스쳐 지나가는 바람 소리를 읽었다. “바람같이 지나가리라” 마음을 비우는 소리였다. 바람끝이 살갗을 파고들어 온몸을 적실 때면 기분이 상큼했다. 온몸의 세포가 다 살아나서 불을 밝혔다...
나는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시골에서 자연과 더불어 자랐다. 늘 거대한 자연을 바라보면서 누가 간섭하지 않아도 순리를 찾아서 순리대로 돌아가는 자연의 수레바퀴를 보았다
매년 삼월이면 우리 집 뒤에 있는 작은 텃밭의 낮은 울타리에 쪼그리고 앉아서 우는 참새 소리를 들었다. 아! 나의 봄인가 싶어서 자꾸만 자신의 뒤를 돌아보았다. 사람이 산다는 것은, 관계하는 일이다. 때로는 사랑하고 또 때로는 분노도 하고 그토록 힘들게 부대끼는 삶의 연속이다. 나는 가을걷이가 다 끝난 들녘으로 나가곤 했었다.
숨 가쁘게 스쳐 지나가는 바람 소리를 읽었다. “바람같이 지나가리라” 마음을 비우는 소리였다. 바람끝이 살갗을 파고들어 온몸을 적실 때면 기분이 상큼했다. 온몸의 세포가 다 살아나서 불을 밝혔다. 조용히 두 눈을 감았다. 그리고 내게 자연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귀를 기울였다. 이것은 내 삶의 태도가 되었다. 먼저 충분히 남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야 나의 이야기를 했다.
나는 꿈을 꾸었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니 선진들이 이로써 증거를 얻었느니라”(히브리서 11:1-2) 믿음은 무엇이고 또 실상은 무엇이며 보이지 않는 것들의 그 증거란 무엇일까? 믿고 바라는 것들을 마음속으로 그려 넣었다. 대한민국 최고의 시인으로 우뚝 선 나를 바라보았고 세계 최고의 성시를 썼다.
하지만 이 마음의 바라는 것들의, 실상은 언제쯤 이루어질까? 꿈은 장래의 일이기에 이루어질 것으로 굳게 믿고 바라는 마음이다. 아니 이미 받은 것으로 여기고 있다.
그것은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로 어떤 모양 혹은 상태와 같은 그 어떤 정황들로 드러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사욕과 사념 같은 더러운 마음이 아닌 오직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한 마음으로 살기를 바랐다. 이것이야말로, 어머니 마음이 아닐까. 내가 미치게 화가 나고 누군가를 죽도록 미워할 때 잠잠한 자연의 모습은 매우 초연했다.
이윽고 나는 자연에 이끌리어 거대한 자연으로 닮아가는 삶이 되기를 원했다. 누가 말하지 주지는 않았지만, 자연은 흐르는 시간 속에서 높은 곳을 지나 낮은 곳으로 흐르고 있었다. 그 자연의 흐름 속에서 자신에 대한 의식과 관념을 반성하고 살피는 시간으로 자아 성찰을 고집했다.
자연은 모든 것을 다 내주었으며 잘난 체하지 않았다. 자연은 나의 스승이었다. 자연의 온화하고 부드러운 온정의 손길 혹은 그 마음을 닮았으면 좋겠다. 아주 오랫동안 자연과 동행하며 삶을 노래하고 싶다.
― <시인의 말>
■ 정선규
△충남 금산 출생
△《낙동강 문학》(2006), 창조문학신문(2009) 등단
△(인터넷신문)한국사랑 N 기자(영주시 지사장)
△시집 『별이 뜨는 언덕』 『햇살 부서지는 날』 『밥이 된 별』 『생계형 남자』 『죄의 열매』 외 다수
△수필집 『온전한 사랑의 안착』 『내 아내는 복실이다』 『사랑나무』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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