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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영혼

4․3은 언제나 웅숭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내 마음의 풍금소리요, 영혼의 떨림이다. 1985년 『현대문학』을 통해 극작가로 데뷔한 이래, 35년 동안 나는 다섯 권의 희곡집과 한 권의 4․3 장편소설(「山有花」)을 펴냈다. 희곡집에 수록된 35편의 작품 중 9편이 4․3을 소재로 한 희곡이다. 또한 4․3 주제의 단편소설, 뮤지컬, 시나리오를 각 1편씩 썼다. 그러니까 4․3은 무슨 멍에처럼 평생 나를 따라다닌, 동아줄처럼 질긴 인연이 아닐 수 없다. 또 한편으로 이처럼 여러 장르에 걸친 글쓰기는 4․3의 형상화를 위해선 다양한 변주가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이번에 제주문화예술재단의 ‘원로 예술인 지원 회고 사업’의 대상자로 선정되어 지원을 받게 되자, 7편의 희곡을 묶은 󰡔4․3희곡..
4․3은 언제나 웅숭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내 마음의 풍금소리요, 영혼의 떨림이다. 1985년 『현대문학』을 통해 극작가로 데뷔한 이래, 35년 동안 나는 다섯 권의 희곡집과 한 권의 4․3 장편소설(「山有花」)을 펴냈다.
희곡집에 수록된 35편의 작품 중 9편이 4․3을 소재로 한 희곡이다. 또한 4․3 주제의 단편소설, 뮤지컬, 시나리오를 각 1편씩 썼다. 그러니까 4․3은 무슨 멍에처럼 평생 나를 따라다닌, 동아줄처럼 질긴 인연이 아닐 수 없다. 또 한편으로 이처럼 여러 장르에 걸친 글쓰기는 4․3의 형상화를 위해선 다양한 변주가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이번에 제주문화예술재단의 ‘원로 예술인 지원 회고 사업’의 대상자로 선정되어 지원을 받게 되자, 7편의 희곡을 묶은 󰡔4․3희곡 선집󰡕과 7편의 작품(소설·희곡·뮤지컬·시나리오·평론)을 엮은 󰡔4․3 작품집󰡕 등 두 권을 동시에 발간하게 되었다.
말하자면 나의 4․3관련 작품을 모두 한 자리에 모은 것이다. 나는 안다. 내가 4․3 관련 작품을 하나씩 호명할 때마다 구천을 떠도는 4․3원령들도 나의 오열을 들었을 것이다.
북촌국민학교 운동장에서, 섯알오름에서, 정방폭포에서, 표선 백사장에서, 성산 일출봉에서, 정뜨르 비행장에서, 산지항 부근 바다에서…. 집단 학살된 3만여 4․3희생자들의 원혼을 저승 상다락으로 보내드리는 무혼굿 대신에 나는 글로써 영령들을 위무하는 해원(解冤)의 제문(祭文)을 올려드리려 한다.
영령들이여! 이제는 피맺힌 원한일랑 몬딱 서천 강물에 흘려보내고 극락에서 고이 잠드소서….
― <작가 후기> 중에서
●장일홍
△1950년 제주시 출생
△서라벌예술대학 중퇴
△《현대문학》 추천완료(1985).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1990)
△한국희곡문학상, 전통연희 창작희곡 공모 최우수상, 월간문학 동리상 수상
△희곡집 『붉은 섬』 『이어도로 간 비바리』 『내 생에 단 한 번의 사랑』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장막 『어디서 와서 왜 살며 어디로 가는가』
△장편소설 『산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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