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가까운 부산에서 살아온 지 어언 40년, 이제야 겨우 바다가 어떤 곳인지 이해하기 시작했다. 나에게 바다는 경이로운 곳이 되었다. 멀리서 보는 바다는 아름다운 경치와 꿈이 있고 약동하는 젊음의 사랑이 있기 때문있다.
대학에서 바다의 생명체를 대상으로 하여 연구하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바다와 친숙해졌고 삶의 보고寶庫라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바다가 때로는 장엄하고 무섭기도 하였고, 바다와 싸워나가는 용기 있는 사람들도 보게 되었다. 바다는 신비로움 그 자체였다. 바다의 신비를 시의 소재로 삼았고 원초적인 생명의 다이나믹한 현상을 찾기 시작했다. 과학자의 눈에 반사되어 들어오는 바다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시의 장르로 서정과 현실이 어우러지는 장을 열고 싶었다.
쓰고 지우고를 반복하는 서툰 솜씨로 영글지 못한 몇 편의 시라도 쓰게 되었다.
바다에서 자연의 섭리를 찾았고, 우주 속에서 먼지보다 작은 생명체가 태동하며 사라지는 변화에 경탄하여 시를 쓰게 되었다.
상상에서 보는 것으로, 보는 것에서 체험으로 이어지는 바다. 형이하학적이요 물질적인 면에서 그치지만, 형이상학적인 세계로 이어지게 됨은 참으로 보람된 일이다.
세월이 달력 위에 앉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허무와 기쁨이 교차 되는 묘한 현상이 일어나는 삶. 우리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아도 환희의 시간이 되어야 할 것이다.
비록 소수의 사람들이 한편의 시라도 읽으며 마음에 공감을 일으키면 나는 행복한 보람을 느끼게 되리라 생각하면서 창 너머 먼바다를 바라본다.
― <서문>
- 차 례 -
서문
제1장 수평선을 바라보는 노 선장
수평선을 바라보는 노 선장
트롤선을 타고
무지개가 흔들리는 바다
도선사導船士
조타수操舵手
캄브리아기의 바다
삶의 바다
항해자航海者
소말리아 해적
대변 포구에서
노르웨이 스발바르Svalbard 유빙의 독거노인
집어등
하늘을 품는 바다
바다의 용사여!
태풍
끝없는 항해
와이키키 해변에서
원양어선의 애환哀歡
진화론을 품은 바다
위성항법 보정시스템
푸른 파도여
바다가 그리운 것은
셀레베스해의 조업
사이클론
구리 뱀 등대
선착장
녹슨 닻
돛
암초
체스픽 베이 브릿지Chesapeake Bay Bridge
바다의 몽환곡夢幻曲
등대
바다의 조곡
와류渦流
남극 바다의 해저 고드름Brinicle
바다의 통영 승전무
난파선의 비가悲歌
항구의 정사
고난의 바다
해무 속으로 사라진 배
바다의 전쟁
바다와 인생
순환하는 바다
수평선 너머
돌아온 항구
소금
바다에 일렁이는 잔상
바다의 허상
바다의 발레리나
몸부림치는 바다
바다의 초상화
어군 탐지기의 허상
저인망底引網
해운대 바다에서
바다 무지개
용호만 바다는
제2장 시詩가 있는 섬마을
바다에 쓰는 시詩
신비가 사는 바다
물거품의 맥박
해변의 발자국
바다 계시록
바다의 환상幻想
파도가 사는 섬
테트라포드
바다의 서러움
침묵의 갯벌에는
머구리
수평선
해변의 추억
별이 사라지는 바다
바다에 웬 용궁이
숨비소리
바다낚시
간절곶 망부석을 보며
잠수병潛水病이 잡는 대왕문어
바다의 작은 섬
시가 있는 섬마을
제3장 바다의 아가미
아무르불가사리
귀신고래
가두리양식장
구멍삿갓조개
고래의 죽음Stranding
문어文魚
말미잘과 집게
잘피
우렁쉥이의 뇌
실러캔스coelacanth
바다의 아가미
개불
해파리
짱뚱어
뻘 낙지
따개비
배알 없는 해삼
적조
수초水草의 주검
노무라입깃해파리
영덕대게
오징어의 슬픔
■ 우전(雨田) 최원철
△경북대 문리과대학·대학원(석·박사과정), 독일 카이젤슬라우테른대학 생물학과 대학원 박사과정 졸업(자연과학박사)
△부산시인협회 수석부회장, 부산문인협회 이사 역임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이사
△문예시대 작가상 수상
△미국 국립보건연구소·식품의약청 근무 후 부산대에서 정년퇴직(현 명예교수)
△시집 『그리움이 진하여 눈물이 될 때』 『기막힌 일 당하거든』, 『비오는 날 누구와 만나도 사랑하게 된다』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