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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하면 가을도 봄

겨울이 지나갔다고 봄이 오는 것은 아니다. 봄이 왔다고 꽃이 피고 꽃이 피었다고 네가 오는 것은 아니다. 꽃샘추위가 몇 차례 다녀가면 그제서 싸늘하던 뜰 앞에 봄이 오고 너도 오는 것이다. 하루가 지나갔다고 밤이 오는 것은 아니다. 날이 저물었다고 별이 뜨고 별이 떴다고 네가 오는 것은 아니다. 안개구름이 저 멀리 물러가면 그래서 어둡던 하늘에 별이 뜨고 너도 오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도 그런 것이다. 꽃씨가 가슴으로 날아와도 비구름이 산 너머에 그냥 머물고 마른 바람만 방랑자처럼 오락가락한다면 두 사람 사이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사랑에는 봄바람과 가을바람이 따로 없다. 사랑에는 밤도 없고 낮도 없다. 다만 화로에 묻어 놓은 불씨처럼 살아만 있으면 언제든지 타오를 수..
겨울이 지나갔다고 봄이 오는 것은 아니다. 봄이 왔다고 꽃이 피고 꽃이 피었다고 네가 오는 것은 아니다. 꽃샘추위가 몇 차례 다녀가면 그제서 싸늘하던 뜰 앞에 봄이 오고 너도 오는 것이다.
하루가 지나갔다고 밤이 오는 것은 아니다. 날이 저물었다고 별이 뜨고 별이 떴다고 네가 오는 것은 아니다. 안개구름이 저 멀리 물러가면 그래서 어둡던 하늘에 별이 뜨고 너도 오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도 그런 것이다. 꽃씨가 가슴으로 날아와도 비구름이 산 너머에 그냥 머물고 마른 바람만 방랑자처럼 오락가락한다면 두 사람 사이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사랑에는 봄바람과 가을바람이 따로 없다. 사랑에는 밤도 없고 낮도 없다. 다만 화로에 묻어 놓은 불씨처럼 살아만 있으면 언제든지 타오를 수 있다.
사랑아, 어서 오너라. 산을 넘고 내를 건너 아른거리는 아지랑이 속을 봄노래를 나직나직 부르면서 꿈인 듯 생신 듯 걸어오는 봄 처녀처럼.
― <시인의 말>


- 차 례 -

서문
시인의 말

제1부 봄이 왔다고 해서
꽃은 아름답다 여자는 더 아름답다
우리는 날마다 사람을 만난다
나는 햇빛도 달빛도 좋아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먹는 밥
어느 낯선 등고선에 주저앉아 있을 때면
사랑의 무게를 재는 싸움에서
봄이 왔다고 해서
사모님의 누드
커피와 당신
사랑을 하면 가을도 봄
입술은 사랑을 허락하는 문
사랑의 완성은
화가와 붓
사랑은 이렇게 하는 것입니다
상사병
네가 꽃이 아니라면
사랑의 저울
가벼운 짐
사랑의 정의
우리 집에는 재미있는 책이 많이 있다
구두와 나

제2부 사랑은 바람과 같아서
아무래도 이 개나리바람은
익은 밥 먹고 살면서
그대는 행복한 사람
달콤 씁쓸한 꽁트
폭포수
사랑의 허기
사랑의 정체
달랑 권총 한 자루 차고
사랑은 바람과 같아서
로트렉의 세탁부와 우리 엄마
에라 나도 모르겠다 책임지세요
사랑은 살과 대화를 하는 것
꽃을 키워 본 사람은
산다는 것은 딱지를 가라앉히는 것
그것은 사랑이었습니다
클림트의 여인들
벚꽃을 더 좋아하는 것은
이름을 잘 짓고 볼일이다
아픔과 슬픔과 눈물의 공식
목련꽃 매를 맞았다

제3부 하늘이 푸른 날은
그날의 햇살이 아니었다면
흔적
불온한 날씨
죽도록 사랑하다 너도 죽어라
오래된 검은 가방 하나
더 많이 나누고 더 많이 웃으라고
하늘이 푸른 날은
후회
담쟁이
어머니의 누드
사랑은 꽃처럼 하는 것입니다
낙화落花의 언어를 해독하면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눈동자 거울에는
그 남자를 사랑했던 세 여자
살아 보니 사는 게 그랬습니다
짝사랑
꽃을 너무 좋아하다가는
돈을 사랑한 여자 얼굴을 사랑한 남자
두물머리를 지나갈 때면
꾀병

제4부 비극의 탄생
사랑의 마력
저 여인의 주름살은
아름다운 이별
작은 풀꽃
한 잔의 인생
그 남자 그 여자
그리운 매화꽃
참된 사랑은
오래 기다리면 기다린 만큼
수묵담채화가 좋은 것처럼
그대는 색의 맛을 제대로 본 것이다
그 사람을 사랑한다면
내 이름은 모과입니다
사랑이란 무엇입니까
아득한 세월을 흘러온 손의 역사
비극의 탄생
어느 누가 좋아하지 않으리
물 같은 사람이 더 좋다
어미가 부녀자라고 바느질만 하겠니

제5부 여자를 모르겠다
내 아내가 최고다
얼마만큼? 죽을 만큼!
재회
책 읽는 여인은 한 그루 포도나무다
그냥이라는 말은 무책임한 말입니다
사랑의 미로
여자들이 붙들고 늘어지고 싶은 바지는
달은 떠도 좋고 안 떠도 좋고
그리 죽고 못 살겠더나
팬티의 무게
여자를 모르겠다
당신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배꼽티를 입은 여자
연인들이여, ♥처럼 사랑을 하세요
우리 엄마 손
감질나긴 거기서 거기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
콘트라포스토
그리운 날이면 맘껏
사랑을 했더니 너무 행복해서
■ 전산우(全山雨)
△강원 인제 출생
△詩山문학작가회 회장·편집국장 역임
△한국가곡작사가협회 수석부회장. 신문예문학회 편집위원
△한국문인협회,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회원
△제1회 시산문학상 대상 수상. 국가유공자(포병장교로 베트남전 참전)
△시집 『산속을 걸었더니』 『깊은 밤이 거기 서 있지만』 『내 영혼 속의 풍향계』 『바람의 입술』 『웃음의 배후』 『전철에 사랑을 싣고』 『全 시인 오늘은 어느 山인가』(全氏 山詩人 3인공동시집)
△교양서 『한눈에 쏙쏙 띄어쓰기』
△단편소설 「화왕산 가는 길」 등 다수
△가곡 작사 「계양산에서」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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