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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과 기다림

그리움이 고이면 집을 훌쩍 떠나 고샅길을 걸어 가본다. 고샅길에는 아침이면 두부사려, 한낮이면 엿장수가 지나가고, 새우젓 사려, 고샅길은 하루가 바쁘게 생명을 피워내고 있다. 하교하는 아이들의 요란한 책가방 소리 대문 안에 들이밀고 고샅길은 놀이터다. 땅 따먹기 하고 하다 밥 먹으라 하는 어머니의 소리에 다 버려두고 달려가는 꿈꾸던 길. 저녁은 더욱 분주하다. 가로등에 기대어 귀가 하는 낭군은 볼일을 보고 한잔 걸치고 동네방네 앵두나무 우물가 소리치면 동네는 누구 아버지 들어오시네 한다. 그렇게 한바탕 소란이 지나면 찹쌀 떠억, 메밀 묵 사려 아련한 소리는 정겹다, 우리가 지나쳐 온 그리움이고 우리가 미래를 설렘으로 기다림으로 보내준 우리의 삶, 아직도 그리움이 고인다. 밤늦도록 기다리던 낭군의 ..
그리움이 고이면 집을 훌쩍 떠나 고샅길을 걸어 가본다. 고샅길에는 아침이면 두부사려, 한낮이면 엿장수가 지나가고, 새우젓 사려, 고샅길은 하루가 바쁘게 생명을 피워내고 있다. 하교하는 아이들의 요란한 책가방 소리 대문 안에 들이밀고 고샅길은 놀이터다. 땅 따먹기 하고 하다 밥 먹으라 하는 어머니의 소리에 다 버려두고 달려가는 꿈꾸던 길.
저녁은 더욱 분주하다. 가로등에 기대어 귀가 하는 낭군은 볼일을 보고 한잔 걸치고 동네방네 앵두나무 우물가 소리치면 동네는 누구 아버지 들어오시네 한다. 그렇게 한바탕 소란이 지나면 찹쌀 떠억, 메밀 묵 사려 아련한 소리는 정겹다, 우리가 지나쳐 온 그리움이고 우리가 미래를 설렘으로 기다림으로 보내준 우리의 삶, 아직도 그리움이 고인다. 밤늦도록 기다리던 낭군의 기다림은 아직도 그리움이다. 막연한 기다림이 시간이 그리움이었다. 지금도 기다리고 있다 그리움으로 다가 오면 여행을 한다. 작년 일 년 동안 여행은 못했지만 풀리면 기다리던 그리움을 찾아 떠나려 한다.
― <머리말>


- 차 례 -

머리말

제1부 기다림과 그리움의 사이
기다림과 그리움의 사이
네가 그리울 때
아침 산책 길
새해
내 삶이 반짝했다
행복은
일상의 여백
경로 대학 소묘
일상이 무료하면
경로대학

제2부 민들레 사랑
민들레 사랑
우리의 유년
파리와 달팽이
가을 하늘은
오늘 하루
옛날이 좋다
사랑의 고백
천국에 간다는 지인
50년 후 부를 노래
사랑아
소녀의 절규

제3부 얼마나 더 그리워야 할까
얼마나 더 그리워야 할까
새 색시 적에
네가 그리우면 어떡하지
그 집
한 시간만 미치고 싶다
등을 눈으로 밀어주다
파안대소
배반
몸이 기억하는 일
감사절에

제4부 사랑한다고 쓰고
산골 그 전설
카-톡이 주는 것은
딸에게 주는 고백
그 고운 눈빛이
사랑한다고 쓰고
고국 방문 하는 날
맞고요 맞습니다
유치환의 깃발이
주문진 가는 길
만남의 장소

제5부 달빛에 젖은 밤
그 사랑 때문에
감나무 같은 사람
생일날 고백서
달빛에 젖은 밤
사랑아 · 2
농악놀이
평행
요새 인사법
일 년에 한번 만나는 사람

제6부 여행은 낯설음이다
홈 리스 가는 길에
스퍼에 가면
시간 한 움큼
여행은 낯설음이다
선물
시 낭송 시간
테네시 스모킹 산에서
어머니 세월

제7부 일상의 경계선
한 살 더 먹었다오
일상의 경계선
상여 집
Luray Caverns 에서
대합 실 밖에는
추수감사절 기도
등산길에서
아버지와 막걸리
아버지의 덜렁거리는 것

제8부 학이 사는 집
당신을 처음 만나
어머니 철학
학이 사는 집
도시락
아버지의 일기장
일상 / 152 목사의 고백
감꽃이 지는 날엔
가난

제9부 7월에 꽃 무름으로 오시는 이여
소중하여
7월에 꽃 무름으로 오시는 이여
봄이 오는 길
하와이 지금
파고다 공원
부남에서 만난 친구
아버지의 그 집은
어머니 세월
메밀꽃이 필 무렵
머리에 노랑 물들이고

제10부 꽃 울음을 듣는가
저녁 놀
엄마의 회초리
봄이 오던 뜨락
풀벌레 소리 들으면
꽃 울음을 듣는가
매화
봄을 심었다
그대여
그대 집으로 가는 길

제11부 아버지의 일기장
부부
무지개 피는 산을 건너가며
건널목
아, 거기 삶이 유영을 한다
등산을 하다
때 되면 갈 거야 하는 그대여!
아버지의 하시는 말
내 6월은

제12부 선인장 잎에 새긴 이름
망각으로 가던 날
차 창 밖에서
신비
마노아 뜨락
경계의 사이
노을의 분기점
단풍잎
■ 김사빈
△《문예창조》(2004)·《동시와 동화나라》(2002) 동시 등단
△하와문인협회장. 하와이한인기독교한글학교장
△한민족통일문예제전 외교통상부장관상 수상. '광야' 문예공모 및 주부백일장 시 입상
△시집 『내 안에 자리 잡은 사랑』, 『그 고운 이슬이 맺히던 날』, 『안개비가 내리면 편지를 쓴다』, 『그리움이 안개비로 젖으면』
△동시집 『순이와 매워새의 노래』
△동화집 『하늘로 간 동수』, 『순이와 매워새』, 『무지개 뜨는 마을』 수자의 하늘
△수필집 『행복은 별건가요』, 『그대 지금 뒤를 돌아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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