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남기고 간 잔재 중에 혹독한 시련을 안고, 살아가야 했던 그때 4-5세부터 18세 미만 고아들은 어떻게 살아남았으며, 그 이후에 어떤 삶을 살았을까? 영화 ‘국제시장’에서도 보았지만 흥남부두에서는 배로 타지에서는 열차로, 군용차로 최대피난지 부산으로 모여들었다. 전쟁고아들 뿐 안이라 부산에서 자생한 고아들도 있었다. 피난민이 안이면서도 아이들이 고아로 되지 않고는 버틸 수 없었던 한 가족사 얘기를 하려고 한다.
전쟁고아도 많았지만 부모가 있어도 아버지는 전쟁터에 군인으로, 실탄 운반하는 인부로 나가 대책 없는 상처를 입고 돌아왔다. 셋 넷이 넘는 아이들은 전쟁고아 이상으로 비참했다. 이들도 고아원에 들어가야만 강냉이 죽이라도 먹을 수 있을 정도였다. 아이들 개중에 일부는 불의에 행동으로 영어의 몸이 된 아이도 있지만 되 다수가 장년이 되면서 군에서는 장기하사관으로 사병들 어머니 역을 하고, 여자아이들은 재봉기술을 배워 혹독한 경험을 거울삼아 살았고, 살아가고, 그중에는 CEO(경영자)가 되어 강인하고, 추진력 있게, 나라를 우뚝 세우는데 초석이 되었다.
신념은 서있는 자리가 진흙탕 가시밭 속이라 해도 운명으로 생각지 않고, 자양분으로 얕잡아보는 마음으로 생각을 바꾸어갔다. 오직 살아남아 남들과 같은 행복을 찾기 위해서다. 구슬 같은 이슬을 잎사귀위에 굴리며 연못 속에 피어있는 연꽃을 보고, 따스한 햇살 내리는 가시넝쿨 속에 붉게 핀 장미 한 송이를 보면, 아! 예쁘다고 감탄할 것이다. 하지만 주변은 꼼짝 달싹 못할 가시넝쿨과 음침한 진흙탕이다. 연꽃과 붉은 장미를 둘러싸고 있는 가시밭 진흙탕 질곡을 뛰어넘어 피어있다는 것도 알았다. 어린 생명을 빈곤이라는 큰 힘이 짓밟아 내동댕이 쳐버려도 그것으로 끝이 안이었다. 꿈틀 그려보고, 움직여지면 어떻게든 털고 일어났다. 그리고 오직 한길로 큰 몫을 해냈다.
― 작가의 말 <인간 삶을 한 순간 만으로 장담 할 수가 없다>
- 차 례 -
작가의 말
1. 마산 제일병원 영안실
2. 할머니와 세 손자
3. 세상에는 여러 모습이 있었다
4. 이모와 맛있는 국수 그리고 여름풍경
5. 어머니 불치병과 외할머니
6. 잡역으로 전선에 나간 아버지
7. 아버지의 귀향
8. 구포동에 이사 온 병수가족
9. 어머니 사망 하고 아버지 (첫)재혼
10. 절 집으로 이사한 병수 형제
11. 초읍동으로 이사하고 두 번째 새 어머니 맞음
12. 병원에 입원하는 아버지
13. 아버지 퇴원하는 날
14. 천막집에서 고아원으로
15. 형제와 가문의 대표자로써 한판승부
16. 도망나간 학수와 종근이
17. 신체검사
18. 병원에서 퇴원한 정수 학수 새 출발로 다짐
19. 학수가 육군에 자원입대 하고
20. 박 대로 씨와 병수의 만남
21. 다시 만난 박대로씨
22. 운명적인 김현경 만남에서 결혼
23. 시련을 끝내는 아버지의 죽음
24. 학수의 죽음을 막을 수는 없었다
25. 마산제일병원 영안실 부산 백운묘원
■ 이정승
△《문학21》 소설(2002), TV드라마(희곡) 등단(2006)
△한국소설가협회 중앙위원
△한국문인협회, 부산문인협회 회원
△기능능력개발훈련교사 자격 취득
△소설집 『바람이 스쳐 갔던 자리』 『양철지붕』 『도서실에서 키 제기』 『쪽집게 도사와 큰누나가 보는 곳』
△시나리오집 『매운 고추』 『부산 공동어시장』 『운대 기차 소릿길 연가』 『고아원에서』
△이론서 『실버 스토리텔링 창작 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