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철이 들어가던 인생 초반에 소모성질환을 앓고 국가에 수용당하기도 했던 핸디캡 많은 길을 걸어왔다. 그래서 흘리는 땀의 대부분은 육체를 쥐어짜 흘린 땀 더하기 가치 절하된 식은땀. 하여 나는 가성비 낮은 땀의 결과에 익숙해져야만 했고 그때부터 분명하지 않은 피해의식의 포로가 되어 행복의 조건들도 한층 까다로워졌다.
와중에도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은 여인을 운명으로 만나 준비 없던 부모와 가장이 되어 닥친 책임과 생계 수단은 경쟁의 핸디캡을 극복하기 수월한 시간과 장소에서 틈새 노동으로 삶을 추슬러왔다.
바람 부는 거리에서 이웃을 동반해 주는 택시, 허기와 추위를 달래주는 노점, 맹인들의 눈이 되어주기 등, 이웃에게 꼭 필요하고 같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살았다.
생업을 영위해가는 사이사이 습관이 된 가난과는 무관하게 뭔지 모르게 느끼던 공허가 현재를 행복하게 하지 않아, 정신적 자유를 찾는 현실도피의 수단으로 써진 글들이 모여 ‘生計’의 근간을 이루게 되었다
누구가 찌질하다고 타박을 해도 도리가 없는 책이 되었지만 다양한 삶의 하나로 읽혀지길 바라며 그를 통하여 찾던 무엇인가가 독자 제위에 이심전심 되기를 꿈꾼다. 아울러 이런 나의 꿈꿀 권리가 역할과 가치 차원에서 시가 무엇이냐고 묻는 진실한 삶의 기록을 통한 대답이 되기를 기원한다.
러시아워에 가다 서는 운전을 하다가 중앙선 건너편의 누군가와 눈이 마주쳐 나도 모르게 파이팅 사인을 보냈다.
그가 당황하여 손가락으로 제 가슴을 노크하는데 내가 끄덕끄덕하니 멋쩍게 그도 마음이 통한 것인지 같이 파이팅 사인을 보낸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의 역할이란 게 그것을 원하던 원하지 않던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다. 거기에는 돈보다 귀한 무엇이 있어야 하겠고,
감히, 이번 문학방송을 통한 나의 출간이 그것을 찾는 이웃에게 위로가 되고 무엇이고 싶다.
― <머리말>
- 차 례 -
머리말
제1부 이주기
이주기
제2부 바람난 택시
바람난 택시 · 1
바람난 택시 · 2
제3부 생계 1
잠들지 않는 도시
파산
긴 터널에서 벗어나며
노천 식탁에서 부르는 로망
짬
계절목에서
나의 구월은
한입 더 권해가며
가을 哀歌
가을 哀
가을 산행
비 오는 날
고운 정
제4부 생계 2
붕어빵 몇 개
꿈꿀 권리
노점 소회
마지막 낙엽 송(誦)
처연하지만 깨끗한 아침아
노점의 맥락
모과차를 마시며
친구에게
나를 되찾는 열정페이
하늘 근처의 라이브 카페
가로등도 꺼진 샛별 아래
제5부 생계 3
유언
젊은 망개떡 장사
십일월의 解 - 연애를 하자
가로수길 아래서
첫눈 오시던 밤
노점 단속
생계형 단속 - 비겁하다
자화 수분(自花受紛)
가난한 장사꾼
돈세는 꿈
제6부 생계 4
빚의 무게
1. 노속인
2. 길에서 길에게 길을 묻다
3. 러브 텔 굴뚝으로
4. 쑥국새
5. 구직 광고
6. 지식이란 한낱 죽음을 부르는 친구
7. 전업주부로 살게 된 남자
8. 동물 磁氣
9. 늦잠 일기
10. 첼로
11. 나목의 자세로
12. 폐쇄 회로 – 케이블 채널 17
제7부 생계 5
노점상 단속법 - 노점상도 적극적 사회화가 필요하다
■ 홍종음
△군산대학교 해양과학대학 휴학
△《한국문인》 시 등단
△한국문인, 현대문학사조, 월간 시see 등에서 활동
△시집 『로드하우스』 『실실실 장금산(失失失 長錦山)』 『오계 Ⅰ』 『오계 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