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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등록금

소설을 쓰기 위해 집을 떠나 몇 달, 몇 해를 넘기면서 고생을 자초했다. 글을 쓰는 동안 때로 울컥하거나 몹시 외로울 때가 있다. 혼자 견뎌내야 하는 시간이었다. 누구를 만날 수도 전화로 속마음을 나눌 사람도 쉽지 않다. 혼자를 견디지 못하면서는 어떤 일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여긴 것일까. 궁측통의 일환으로 매일 일기를 적기 시작했다. 집에 머물 때도 일기는 늘 써왔다. 자신과의 비밀한 연대였다. 자신을 돌아보는 것, 자신의 내면으로 깊숙이 침잠해 보는 것, 일기를 쓰는 것은 매우 괜찮은 방법이었다. 세세한 심경을 글로 적다 보면 마음의 구름은 거짓말처럼 멀리 사라진다. - 아니 소설 쓰기도 힘든데 일기를 쓴다고요? - 쓰는 것 지겹지도 않으세요? - 그래도 병원에 가는 것보다 ..
소설을 쓰기 위해 집을 떠나 몇 달, 몇 해를 넘기면서 고생을 자초했다. 글을 쓰는 동안 때로 울컥하거나 몹시 외로울 때가 있다. 혼자 견뎌내야 하는 시간이었다. 누구를 만날 수도 전화로 속마음을 나눌 사람도 쉽지 않다.
혼자를 견디지 못하면서는 어떤 일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여긴 것일까. 궁측통의 일환으로 매일 일기를 적기 시작했다. 집에 머물 때도 일기는 늘 써왔다. 자신과의 비밀한 연대였다. 자신을 돌아보는 것, 자신의 내면으로 깊숙이 침잠해 보는 것, 일기를 쓰는 것은 매우 괜찮은 방법이었다. 세세한 심경을 글로 적다 보면 마음의 구름은 거짓말처럼 멀리 사라진다.
- 아니 소설 쓰기도 힘든데 일기를 쓴다고요?
- 쓰는 것 지겹지도 않으세요?
- 그래도 병원에 가는 것보다 훨씬 나아요.
일기 이야기가 나오면 주변 사람들이 한마디씩 한다. 힘들고 지겨운 게 글 쓰기뿐일까. 별로 지겹거나 힘들지 않았다. 때때로 엄습해 오는 천래의 외로움이 더 문제였다. 성찰과 반성이 필요한 일상은 일기 쓰기를 부추겼다. 일기는 현생의 삶과 글쓰기의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이었다. ‘참 자아를 좀 더 찬찬히 살피는 것’
이제 그 짧고 정직한 글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엮으려 한다. 또 다른 ‘나’와 대화하고 용서하고 사유하려는 의도이다.
<마지막 등록금>을 생각하면 일기보다 더 깊은 이야기를 쓰고 싶은 욕망이 샘솟는다. 아버지의 마지막 등록금은 내 인생의 지침, 길라잡이가 되었다. 남은 시간도 열심히 공부하고 정의롭게 살기를 기대한다.
― <작가의 말>


- 차 례 -

작가의 말

제1부 더덕 껍질을 까면서
더덕 껍질을 까면서
전생에 나는
오늘은 내가 나에게
어느덧 9월
앵강만 바다의 갈매기처럼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독방
노도섬의 마지막 밤

제2부 행운의 네잎클로버
행운의 네잎클로버
산후통 앓듯이
회향
황홀경에 빠지다
산비둘기 떼
세상이 왜 이래?
잠을 자려다가
분실물

제3부 그만 써!
그만 써!
여의도 강바람
봄바람 싱그러운 날
눈이 호소해요
마지막 등록금
호수공원 장미꽃
이거 무슨 일이죠? 얼굴에 쥐가 나요
후배와 비 오는 거리를

제4부 홀로의 안락
홀로의 안락
소재에 대하여
졸업 못 했어요
계속 고쳐라
화천대유의 길
가을 햇볕이 쨍!
갈바람 선선해도
진로 변경

제5부 토지문화재단 입주 체험기
토지문화재단 입주 체험기
잠이 안 온다
무엇을 먹을까
또 속았어!
숲속 나라 여행
퇴고
꽃들의 아우성
의리와 의무
■ 변영희
△청주 출생
△국제펜 입회심의위원. 한국문협 전자문학위원
△한국수필문학상, 손소희소설문학상, 무궁화문학상 소설대상, 한국문학인상, 직지소설문학상, 한국소설작가상, 일붕문학상 수상.
△장편소설 『남해의 고독한 성자(聖者)』 3부작 『마흔넷의 반란』 『황홀한 외출』 『오년 후』 『무심천에서 꽃 핀 사랑』 『지옥에서 연꽃을 피운 수도자 아내의 수기』
△소설집 『동창회 소묘』 『열일곱의 신세계』 『매지리에서 꿈꾸다』 『입실파티』
△수필집 『비오는 밤의 꽃다발』 『애인 없으세요?』 『문득 외로움이』 『엄마는 염려 마』 『뭐가 잘 났다고』 『거울 연못의 나무 그림자』 『갈 곳 있는 노년』 『매지리의 기적』 외
△E-book 『사랑, 파도를 넘다』 『이방지대』 『졸병의고독』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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