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송 이옥천 | 한국문학방송 | 5,000원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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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5
걷던 둘레길 개운산을 터벅터벅 오른다.
안개 자욱해도 백 여보 전방은 시안에 들어온다.
문턱만 나서면 짖어대는 소리에 귀가 딱지가 앉을 정도다.
인면수심(人面獸心) 뒤집어쓰고 지리멸렬(支離滅烈)한 괴변들 몸서리친다.
짖는 소리에 장단 맞추어 춤을 추는 망동의 추태는 눈을 뜨고 볼 수 없고 귀를 열고 들을 수가 없어 눈을 감을 수밖에 없다.
귀속에 젖은 냄새, 눈에 박힌 추태, 털고 씻고 잊기 위해 개운산 둘레길 임과 걷던 길가 돌 의자에 앉아 만은 생명을 눈여겨본다.
불룩불룩 솟아오르는 솔 순, 검푸른 잣나무 목련도 산수유도 맹감나무도 오리나무도 상수리나무도 느티나무도 질레순도 수 없는 이름 모를 초목도, 누구의 제지도 없고 누굴 뜯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