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동암 | 한국문학방송 | 5,000원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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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13
지금까지 써온 시(詩)들을 분석해 보니, 나의 시의 원천은 불편한 나의 ‘오른 다리’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소아마비 다리 때문에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기도 하였고, 대학졸업 후 필기시험에는 합격하고, 면접에서 매번 낙방했을 때 불편한 ‘오른 다리’를 죽도록 원망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 돌이켜보면, ‘오른 다리’는 나에게 ‘∼함에도 불구하고’라는 삶의 절대 감사를 몸에 스며들게 했고, 늘 주어진 환경이 하나님이 주신 최선의 환경이라는 절대 긍정을 만들게 했습니다.
공기로 가득 찬 풍선의 매듭을 조금씩 풀어내듯 나에게 ‘시(詩)’는 사회생활에서 오는 긴장을 탈출시키는 유일한 통로입니다.
― 천동암, 책머리글 <시인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