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빈 | 한국문학방송 | 5,000원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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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5
그리움이 고이면 집을 훌쩍 떠나 고샅길을 걸어 가본다. 고샅길에는 아침이면 두부사려, 한낮이면 엿장수가 지나가고, 새우젓 사려, 고샅길은 하루가 바쁘게 생명을 피워내고 있다. 하교하는 아이들의 요란한 책가방 소리 대문 안에 들이밀고 고샅길은 놀이터다. 땅 따먹기 하고 하다 밥 먹으라 하는 어머니의 소리에 다 버려두고 달려가는 꿈꾸던 길.
저녁은 더욱 분주하다. 가로등에 기대어 귀가 하는 낭군은 볼일을 보고 한잔 걸치고 동네방네 앵두나무 우물가 소리치면 동네는 누구 아버지 들어오시네 한다. 그렇게 한바탕 소란이 지나면 찹쌀 떠억, 메밀 묵 사려 아련한 소리는 정겹다, 우리가 지나쳐 온 그리움이고 우리가 미래를 설렘으로 기다림으로 보내준 우리의 삶, 아직도 그리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