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주 | 한국문학방송 | 5,000원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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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5
수반에 담긴 행운목 같은 것이 인생이더라, 아니 슬픔을 어루만져야 꽃이 되더라, 라고 다시 마음의 문장을 고칩니다. 바람이 물어다 놓은 길에 휑하니 뚫린 슬픔의 통로가 지중해까지 이어진 것이 인생이라고, 그 길 위에서 꽃이 되고자 바람과 구름을 반죽합니다.
왜 그토록 바람風이란 단어에, 그 보이지 않는 몸집에, 오랜 세월 마음을 빼앗기고 있을까 또 생각해 봅니다. 바람이 꽃을 피우고 바람이 공기를 순환시키는, 그 매력만은 아닐 것입니다. 바람처럼 보이지 않는 하루, 진로를 예측할 수 없는 것이 삶인 것을 알았기 때문이겠지요.
오늘도 수반에 놓인 행운목과 교우합니다. 15cm 정도만 남고 아래위가 잘린 단단한 나무토막에서 새순이 밀고 올라와 나래를 폅니다...